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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점복 Apr 01. 2024

못났어도 내 새끼

아픈 손가락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요것조것 어설프게 아는 척 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감히 나서기는 쉽잖은 게 세상살이이다. 아는 게 없으니 뒷일 고려하고 자시고 없다.


어린 시절, 웬만큼 아파서는 '병원'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었다. 거의 쌩으로 견거나 대대로 내려오던 민간요법으로 치료던 세월 그래서 아스라하다.


'할머니 손 약손'


어릴 적 아픈 배 살살 문지르시며 '우리 손주 빨리 낫게 해 주세요!' 쪽 같았던 기억 그리운 걸 보면, 여러 장벽을 넘고 또 넘어야 비로소 가능했던 병원 .  할머니 손마저 없었더라면. 사 면허?


삐뚤빼뚤 멋대로 난 치아 바로 잡아 줘야 한다는 부모님의 무거운 책임감 자식사랑, 그렇다고 비싼 치료비 부담할 치과는 언감생심이었고. 야매(무자격)로, 저렴하게 뻐드렁 뽑아낸 흔적 여전히 남아 그 시절을 설명하고 있다.




생각이야 지구상에 존재하는 사람 수만큼이나 천차만별 다양하기 그지없을 테지만, 극히 일부만 회자되며 입에 오르락내리락 위세를 떨친다.


이 다양함이 모두 글로 표현되고 남겨지는 행운을 누리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그럴 수도 그럴 필요 또한 없긴 하겠지만, 사라지고 잊히는 안타까움이라니, 간택되어 궁중생활의 호사(?)를 나마 누리는 후궁쯤만 되어도......


튼실하지 못하지만 태어났다면, 비록 무수리 신분 에 불과할지라도 그 몫 결코 가벼울 순 없다. 자격도 따로 없고, 그렇다고 별도의 배움 절차 또한 못 갖춘 수준으로 글쓰기에 덤벼들어 본 것이다, 어설프게. 기웃거리며.


지나고 나면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황하다가도, '혹시나 했는 데 역시나!'로 끝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묻혀 있기 싫다며 아우성인 녀석들이 꾸준히 꿈틀거다.


이때 여지없이 발동한 게 바로 무식이 뿜어내는 힘, 용기(?), 아니 객기(?)려나. 마치 멀쩡한 정신으로는, 자신도 없었을까 희한한 것의 도움으로 뱉어낸 사랑 고백처럼.


돌아보면 웃음이 절로 나기도, 때론 진중하기 이를 데 없기도 다. 다양한 의견 호불호(好不好) 떡하니 나뉘어 어렵기도 했던 글들이, 살려 준 은혜 잊지 않겠다니 고맙기 그지없다.


그렇게 지금도 글을 쓴다. 생각에 숨통을 틔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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