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 나는 미련 없어!>

-엄마의 봄이 사라졌다-

by avivaya

오늘 아침 밥상은 너무 훌륭했어 엄마! 좀처럼 맛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데 오늘 엄마 음식은 매력적이었어. 아주 맛있었어요 엄마.

노력해서 얻은 성공이 짜릿했을 것 같아. 엄마에게도 자신감 상승에 보탬이 됐을 거고.

평소에 엄마가 하는 말과 행동이 얼마나 열등감에 들어차 있는지 엄마 자신도 알 거야. 엄마 자신을 필요 이상 비하하는 것이 나는 너무 싫었거든.

꼭 내게 고스란히 유전된 것 같아서. 극복해보고 싶었는데 어느새 나도 엄마처럼 말하고 행동하더라고.

그래서 내게서 엄마를 통째로 빼버리고 싶은 날에는 잔인한 말만 골라서 공격하곤 했었어.

그런데 오늘은 무기 없이 엄마와 대화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편안했어. 내게도 평화가 온 셈이야.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랜만에 느낀 안정감이었어.

가끔 나는 궁금해져. 엄마를 왜 이렇게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을 하는데도 하루에 한 번 이상은 날카로운 검을 들고 엄마가 피를 흘리며 쓰러질 때까지 공격하는 내가 너무 낯설어.

마치 퇴마 의식을 치르는 것처럼 엄마를 퇴로 없는 길로 몰아넣고 움직이지 말라고 소리치는 내가 나도 무서워.

나도 정신적으로 혼란스럽고 피폐한 것 같아 엄마. 이해해 줘요.

자주 불운을 겪게 되고 때때로 불어닥치는 불편하고 불쾌한 삶의 바람이 거칠고 차가웠으니까.

엄마도 잘 알겠지만 나 너무 고단했어.

지금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작은 소리만 들려도 서늘 감이 느껴지고 뒷머리가 쭈뼛 서곤 해. 엄마 나는 이렇게 어른이 돼버린 것이 너무 억울해서 화가 나. 그러면서 가끔 생각해.

내 엄마가 내게 좀 더 귀 기울여 주었더라면. 보호자로서 나를 위한 선택에 신중했었더라면. 나를 더 넓은 세계로 안내해 주었더라면. 나는 나로 살고 있지 않을 것 같거든.

게다가 앞으로 나에게는 어떤 희망도 없을 테니까. 그리고 나는 이 절망의 굴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 시시한 세상이 지루하기만 할 뿐이야.

엄마가 낳고 키워 놓았으니까 엄마가 책임져야 해. 엄마 손으로 직접 처리해 줘요. 나는 언제든지 괜찮아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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