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유혹!>

by avivaya



램브란트 하르먼손 반 레인 <아담과 이브>, 1638

<달빛 인생>

자유를 구걸하지 마라.

개와 돼지들도 화려한 자유가 있다.

부르주아를 탐하지 마라.

거지에게도 보호받는 삶이 있다.

사랑을 기다리지 마라.

고아에게도 고귀한 가정이 있다.

축복을 기대하지 마라.

천사에게도 칼이 있다.

우정에 손대지 마라.

카인도 아벨을 죽이기로 결심했다.

행복에 빠져있지 마라.

죽음 외에는 네 편은 없다.

네 길 위에 있는 달빛만을 의지하라.

네 외로움에 위로를 덮게 되리라.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만들어 낸 허상에 불과했다. 내 뜻과 의지에 맞게 설계된 건축물에 불과하다. 이를테면 각도에 따른 뷰를 갖게 되는 것이다. 신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듣고 싶은 것을 듣게 된다는 의미이다. 마치 신이 나를 위해 태초에 준비해 놓았다고 여겨지도록 말이다.

안타깝게도 축복 따위는 살아남을 수 없다. 권모술수에 불과하다. 게다가 나는 아담도 아니고 이브도 아니다.

나는 에덴동산에 살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곳은 뱀과 선악과나무들이 사방에 널려 있다. 신은 나를 보호할 수 없다. 신의 기준은 나에게 적용할 수 없다.

나는 신이라는 허구의 구덩이에서 빠져나와야만 한다. 비좁은 구덩이 밖 세상으로. 그곳이 나의 무대이고 살아가야 할 곳이다. 내 눈으로 보고 밟을 수 있고 손으로 느낄 수 있는 곳. 나는 다시는 신의 음성에 놀라거나 무서워할 필요 없다. 신은 나에게 아무 짓도 하지 못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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