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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insonata Apr 15. 2023

Self-Compassion

慈悲

2023년 4월 14일 금요일


허리가 아프고 나서부터 이전과 몹시 달라진 일상을 살고 있다. 평소에 좋아하고 즐겨하던 것을 대부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는 건 자기자비와 인간보편성에 대한 이해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고통을 마주하게 되면 그것을 회피하거나 자기비판에 빠지거나 엉뚱하게 남 탓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 어느 방법도 지속되는 고통을 완화해 주거나 치유해 주기는 어렵다. 나의 개인적인 경험과 십여 년간 만나온 수많은 내담자를 통해서 배운 건, 오히려 힘들수록 자신을 향한 부드러운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몸과 마음의 이완을 돕고, 유연한 사고와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토대가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인간보편성에 대한 의미를 상기시키는 인식의 전환이 고통을 마주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흔히 지금의 역경이 나에게만 있는 일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쉬운데, 사실 고통은 인간이라면 누가나 겪는 공통된 경험일 뿐이다. 그래서 이 고통을 '나만의 고통'이 아닌 '보편적 인간의 고통'의 하나로 이해하게 되면, 깊은 자기 연민 또는 과도한 자기 냉담에 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이미 우리는 전 세계로 퍼지는 코로나 사태를 함께 겪으며 인간보편성을 경험하지 않았는가. 실제로 'Covid-19'라는 역병이 온 세상을 뒤덮던 어느 날, 나는 명상을 하다가 이 고해(苦海)를 건너는 모두를 위해 두 손을 모으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Mettā Sutta 독송 역시 자비(慈悲)를 일깨워주는 귀한 가르침이다.




누구든지 착한 일을 능숙하게 실천하고,

고요함의 경지에 이르고자 한다면,

유능하여 올바르고 정직하며,

말하는 데 부드럽고 온화하며 겸손하자.


만족할 줄 알고 남이 도움주기 쉽고,

분주하지 않고 검소하게 살아가며,

감각기관 고요하여 사려 깊고,

공손하며 사람들에 애착 말자.


현자들에게 비난받을

사소한 허물도 짓지 말며,

그들 모두 행복하고 평온하기를!

모든 살아 있는 존재들이 안락하기를!


어떤 생명으로 존재하는 것이라도,

연약하건 강건하건 예외 없이,

기다랗건 커다랗건,

중간치 건 짤따랗건 미세하건 두텁건,


볼 수 있건, 볼 수 없건,

멀리 살건, 근처 살건,

태어났건 태어나게 될 것이건,

모든 살아있는 존재들이 안락하기를!


서로서로 속이지 않고,

어디서건 누구이건 경멸하지 말고 살아,

화내거나 악한 생각 품어서도 안 되나니,

다른 이의 괴로움이 지속되길 바라지 않기를!


어머니가 자신의 아이를,

하나뿐인 아이를 목숨 다해 보호하듯,

그와 같이 모든 존재들에 대해서도,

한량없이 자애마음 펼치기를!


온 세상에 대해서도 자애롭게,

한량없이 자애마음 펼쳐가서,

위로 아래로 그리고 사방으로,

걸림 없이 증오심도 원한심도 넘어서길!


서서있건 걸어가건 앉아있건,

누워있건 깨어있는 동안에는 계속하여,

이런 자애마음 알아차려 확고하게 유지하길! 

여기 이런 것을 성스러운 삶이라고 부처님께서 설하셨네.


이런 자애 수행자는 삿된 견해 갖지 않고,

계행들을 잘 지키며 통찰력을 성취하여,

감각적인 즐거움을 탐욕함이 제거되어,

실로 두 번 다시 윤회하는 태중에는 들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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