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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의 행복

도와주는 사람들 덕분에 행복

by 프로성장러 김양


나는 워킹맘이다. 일과 육아를 동시에 다 완벽하게 잘하려고 하지 말고 기본에만 충실하자, 생각하지만 시간과 에너지의 제약 속에서 늘 허둥댄다. 아이가 크면서 배우고자 하는 것이 분명해져 체조학원에도 3시간씩 잘 있고, 방문음악과 미술도 좋아해 주는 것이 감사할 따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과 육아 사이에서 하루에 몇 시간 정도는 엄마의 도움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아버지의 건강이 날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엄마의 몸과 마음 역시 병들어 가고 있는데 내가 육아를 부모님께 맡기고 계속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 이게 맞는 일일까? 싶은 의문이 들 때도 많지만 말이다.



지금 상황이 어떤지 다 아니까
내가 뭘 도와줘야 하는지 말해줘


어제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했다. 급격하게 안 좋아진 아빠의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하는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엄마가 당분간 아빠를 집중적으로 돌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이번 주에 중요하게 처리할 일들이 쌓여있는 내게 육아가 큰 이슈로 다가왔다. 상황 설명을 드렸더니 시부모님께서도 수요일부터 와주시겠다고 해서 너무 감사했지만 당장 어제 저녁이 문제였다. 같이 육아를 하는 입장에서 다른 엄마에게 내 아이를 맡기는 게 짐이 될 수도 있기에 이런 부탁은 해본 적이 없는데 어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 상황을 대충은 알고 있는 동네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친구가 바로 오늘 뭘 도와줘야 하는지 알려달라고 했다.


“오늘은 현이가 체조학원에서 7시쯤 끝나. 선생님이 ㅇㅇ씨 집 앞으로 7시까지 가실 수 있대. 남편이 8시까지는 올 수 있다는데 혹시 현이를 한 시간 정도만 봐줄 수 있어?“


“당연하지. 체조선생님한테 내 전화번호 주고 걱정말고 일 봐. 남편한테도 걱정하지 말고 천천히 오라 그러고. 우리 애들이랑 같이 저녁 먹여서 잘 데리고 있을게“


“고마워......”


눈물 나게 고맙다는 감정은 이런 것이었구나. 가슴 벅차게 감사하고,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감정을 또 배웠네....


주변의 도움 없이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늘 죄책감으로 다가왔는데 이제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본다. 이 모든 것들을 아름다운 말로 잘 표현해 낼 재간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조금 슬프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어제는 감사로 가득한 하루였다. 아이를 봐주고 저녁도 먹여준 동네 친구 덕분에 일도 잘 끝내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동네 친구에게 진심을 담아 작은 선물과 편지를 건네야겠다.


누군가의 도움을 잘 받고, 나도 도움을 줄 수 있을때 언제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똥손이라 사진이 이렇지만;; 해가 뜨고 있는 아침, 넘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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