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교 부모 참여

난이도 "상"

by 프로성장러 김양

아이를 보낸 국제학교의 부모 참여 수준이 "최상위급"이라는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과정이 부모와 아이에게 도움이 될 거라 믿었다.


내가 경험한 부모 참여는 아래 다섯가지가 대표적이다.

혼자 다 하면 버거울 수 있으니 부모의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 엄마와 아빠가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잘하는 것을 적절하게 나눠서 할 수 있는 지혜가 꼭 필요하다.

나는 CB 성품 교재와 부모 학교를 남편에게 맡기고, 내가 기도와 청소, 독후감 작성을 담당했다.


CB 성품 교재: 이 학교는 기독교 학교다. 그래서 기독교 기반의 성품 교육책이 있다. 아이들도 제출해야 하는 성품 교재의 과제가 있지만 부모가 작성해야 하는 부분도 따로 있다. 나는 매주 1회씩 해야 하는 부모 과제를 남편에게 맡기고, 아이가 작성해야 하는 부분을 도와주고 있다.

부모학교 참여: 월 1회 2시간 반 정도인데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한다. 방학 때는 따로 없는 교육이지만 방학 직전이나 개학이 있는 달에는 주로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단순한 참여가 아니라 강의를 듣고 과제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난이도가 있는 참여다. 부모 중 1명만 참여하면 되기 때문에 나는 이 참여도 남편에게 맡겼다.

부모 기도: 부모 중 1명은 주1회, 1시간씩 학교에 가서 기도를 해야 한다. 학교에 마련된 기도실을 예약하고, 정해진 시간에 가서 하면 되는 일인데 이건 내가 매주 토요일마다 하고 있다.

교실 청소: 이게 의무는 아니지만 같은 반 부모님들이 2주에 한 번, 3명씩 맡아 번갈아가며 하기 때문에 나도 한 학기에 2번 정도는 참여하려고 노력한다.

부모 독후감: 겨울방학 때 주어진 종교 도서를 읽고 한 번 작성했다. 여름방학에도 있는지는 방학이 와봐야 알 것 같다. 1년에 한 두번이라면 종교책이라도 할만한 일이다.


우리 가정은 무교라 종교와 관련된 활동이 다 어려웠다. 특히 성품 교재나 부모 기도는 아직까지도 적응하는 중이다. 독후감은 내가 책읽고 글쓰기를 좋아하니까 식은죽 먹기겠지? 했다가 기독교 책을 배정받고 깜짝 놀랐다. 당췌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서 읽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책을 뒤척이며 차일피일 독후감 쓰기를 미루다 그동안 갈고 닦은 책읽기+글쓰기 실력을 발휘했던 기억이 난다. 책을 꼼꼼하게 읽기보다 독후감을 쓰기 위한 책읽기 태세로 전환한 것이었다. 기독교 신자인 아이 친구 엄마도 해당 책이 어려웠다고 하길래, 그 말에 아이디어를 얻어 "독후감 쓰는 법"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도 올렸다.


https://youtu.be/yuJ8XzyEPqc?si=sl8TdvdSLzbwtMUB



어떤 고통이나 힘든 일도 마음먹기에 따라 피와 살이 되고 배움이 될 수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책인데 오로지 독후감 작성을 위해 읽어야 한다면 단순한 책읽기가 아닌 나름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독후감 과제를 계기로 "어른 독서법" 유튜브 영상까지 만들었으니 내게 얼마나 유용한 일인가!!!


이제 아이의 국제학교는 두번째 학기도 반 정도가 지났다. 지금 생각해보니 부모 참여를 강제하는 것이 꼭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가만히 내버려두면 "아빠"들은 자연스럽게 아이 학교생활에 무심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학교의 "부모 학교" 제도는 아빠들도 아이들 교육과 학교에 관심을 가지라고 부추긴다. 나는 학교의 이런 점이 마음에 들기에 만족한다. 최상급 난이도의 부모 참여도 내게 주어진 시간을 잘 배분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고자 노력한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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