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소집일과 이후의 행정절차
초등학교는 의무교육이다.
대안학교를 다니고 있어도 취학통지서가 날아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제학교 역시 비인가는 공식적으로 대안학교에 속한다.
우리 집에서는 두 개의 학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큰 봉투 안에는 취학통지서와 함께 두 개 학교의 입학 안내문과 예비소집일이 적혀 있었다. 취학 통지서를 받으면 뭉클한 마음이 든다고 하는데 내겐 별 감흥이 없었다. 이미 아이가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더 그랬나 보다. 그런데 웬걸??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어도 예비소집일에는 아이와 함께 참석해야 한다는데 그날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이가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예비소집일에 참석할 수 없어서요. 어떡해야 하죠?"
다행히도 주변에 대안학교를 보내는 지인이 몇 있어서 조언을 듣고 학교에 전화했다.
선생님께서 아이와 함께 학교에 올 수 있는 날짜와 시간을 알려주면 나와 아이 일정에 맞춰줄 수 있다고 했다.
다행이었다.
내가 쉴 수 있는 날, 아이도 가능한 날을 정해 선생님과 일정을 조정하고 까먹지 않으려고 달력에도 기록해 뒀다.
"나는 다른 학교 안 가고 oooo 계속 다닐 건데요?"
아이가 의무교육, 취학통지서와 같은 행정 용어를 이해할리 만무하다.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왜 또 다른 학교에 들러야 하는지도 의문을 가진다.
"학교에 가서 인사하고 저는 oooo에 다니고 있어요, 얘기하고 오면 돼"
대부분의 언어와 말을 아이 눈높이에 맞춰 아이의 용어로 설명해 주고 싶은데 이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내 머릿속에 존재하는 단어와 세계가 아이에게는 어느 수준으로까지 존재하는지 매번 정확하게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가 의문을 가지고 질문하면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는 수밖에 없다.
"엄마도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
가끔은 아이의 시선이 어려워서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기도 한다. 이렇게 아이의 세상을 또 배웠네, 하면서 말이다.
예비소집일을 대신해 학교에 가는 날, 아이는 진짜로 학교에 가는 것처럼 책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선생님을 만나면 어떻게 인사할지도 연습한다.
이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재미있던지 ㅋㅋㅋㅋ 빵 터져서 한참을 웃었다.
선생님을 뵙고 인사하고, 서류를 제출하고 나오는 일은 생각보다 빠르게 끝났다.
3월에 한 차례의 가정방문,
대안학교에 다니는 아이 부모가 학교에 나와서 이를 증빙하는 회의,
두 번의 절차가 더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학교를 나왔다.
아이가 해당 학교에 다니지 않는데도 담임선생님이 배정되고, 60일 이상 결석 처리 후 정원 외 학생으로 구분된다는 안내도 받았다.
4월 부활절 방학에도 5일이나 쉬어야 하는데,
3월에 두 번이나 더 쉬어야 하네?
어떻게든 남편과 연차 일정을 잘 조정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여름방학엔 또 어쩌지? 하는 걱정도 해결하지 못했는데....
"뭐 닥치면 어떻게든 되겠지!?"
아이를 키우다보니 이런 생각을 정말 많이 하게 된다.
그리고 겪어보니 실제로 어떻게든 다 해결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