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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May 12. 2023

독서모임에 제일 중요한 요소 무엇일까?

저희 책 읽는 모임은 이렇게 돌아갑니다.

저희 책 읽는 모임은 이렇게 돌아갑니다.


올해 1월에 시작한 독서모임은 이제 5개월 차로 진입했다. 다들 한 달도 거르지 않고, 연속해 함께 해주시니 참 감사할 따름이다. 몇 번에 변경이 있었지만, 우리 독서모임이 돌아가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아이스 브레이킹.

2. 한 주 동안 읽은 책, 오늘 읽을 책 소개.

3. 책 읽기.

4. 오늘 읽은 책 문장 나누기.

5. 다음 주 약속하기.

  *한 달에 한 주는 지정독서.


<심야책방>이라는 이름답게, 모임의 시작은 조명을 낮추는 일로 시작한다. 조명을 낮추고 커튼을 치면, 세상과 분리되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우리는 가끔 세상에 치여 스스로를 보는 시간마저 빼앗기게 된다. 분리가 곧 휴식이 되는 순간이다. 조명을 낮추는 일도, 커튼을 치는 일도 의식처럼 자리 잡았다.



1. 아이스 브레이킹

아이스 브레이킹을 한다. 지난주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지금은 어떤지 나누는 시간이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는 참 많은 이야기가 오간다. 괴롭게 하는 상사가 주제에 오르기도 하고, 이번주에 다녀온 여행 이야기가 이어지기도 한다. 곰곰 생각해 보면, 가장 친한 친구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단단했던 마음을 사르르 녹이는 순간은 때에 따라 길어지기도 하고, 어떤 순간에는 깊은 질문을 나누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 


2. 한 주 동안 읽은 책, 오늘 읽을 책 소개.

독서모임에 오신 책 친구들은 책에 진심이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책을 놓지 않고 늘 읽는다. 어떤 책이 좋았는지, 이번 책은 별로였는지 나누기도 한다. 책을 만난 이유를 설명하기도 한다. 가끔은 그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소개받은 책들은 평소에 나라면 고르지 않을 책들이 즐비하다. 재미있다. 독서모임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책으로 생각이 넓어지고, 가지 않은 생각으로 가는 기회가 된다. 


3. 책 읽기.

다음은 책 읽기.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어 함께 책을 읽는 일은 참 귀하다. 거기다, 집중이 잘된다. 최근에 도입한 구글 시계가 집중하는 힘을 한층 더 높게 한다. 1시간 정도 집중해 읽는 시간을 가진다. 독서는 무척 개인적인 일이다. 하지만, 같은 뜻을 가지고 모이니, 함께하는 느낌이 강하다. 


4. 오늘 읽은 책 문장 나누기.

다 읽고 나면, 나눌 문장이 있다. 책에서 느낀 점을 나누기도 한다. 놀라운 사실은 아이스 브레이킹에 나온 질문과 이야기에 실마리를 주는 문장을 만나거나, 약속하지 않았지만, 가져온 책이 서로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책이 담은 문장을 나누고 나면, 상대가 가져온 책에 관심이 가기에 그 책은 다음 읽을 책 후보로 올려놓기도 한다.


5. 다음 주 약속하기.

독서모임으로 치유가 된다. 온전하지 않지만, 다음 주를 견딜 치료를 끝내고, 다음 주를 기약한다. 서로 한주를 잘 지내라고 기원하며 다음 주에 만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서로를 보낸다. 


*한 달에 한 주는 지정독서.

지정 도서를 하는 날에도 같은 흐름으로 흘러간다. 다만, 지정 도서를 정하기 위해 매달 첫 모임에 모여 각자 지정독서가 되길 바라는 책을 가져오고 설명을 한다. 그러고 난 뒤에는 제비 뽑기로 정한다. 매달 마지막 주는 지정 독서를 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같은 책이지만, 놓친 부분을 알 수도 있고, 같은 문장에 감명을 받아 나누기도 한다. 또, 같은 책을 읽고 서로 다른 생각에 놀라기도 한다. 




끝은 비슷한다. 아쉬워하며 끝난다. 다음 주를 기다리며, 마친다. 


독서모임에 제일 중요한 요소는?


독서모임을 길게 하는 분들은 5년 이상을 유지하시기도 한다. 짧지만, 지금까지 하며 독서모임에 제일 중요한 일이 무엇일까 고민해 봤다. 어떤 책을 가져오는 일? 편안한 의자와 장소? 맛있는 음료? 좋은 조명? 좋은 시스템?


글을 적으며 느낀 점 하나. 독서모임에 제일 중요한 요소는 책 친구라는 사실이다. 독서모임을 처음 열 때, 참 걱정이 되었다. 아무도 오지 않으면 어쩌나, 오더라도 이상한 사람이 오시면 어쩌나 하고 말이다. 하지만, 하늘의 운이 닿았는지, 참 좋은 분들이 오셨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지정 독서라는 실험도 책에 진심인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되었다. 


독서모임에 제일 중요한 요소는 바로 책에 진심인 사람들이다. 책에 진심인 분들이 있다면, 주위를 둘러보길 권한다. 나 자신이 책이 진심이라면, 독서모임은 그대를 두 팔 벌려 활짝 맞이할 것이다. 모임을 만드는 일은 바로 사람이 하는 일이다. 걱정하지 않고 도전하시길 바라본다. 다른 어떤 요소보다 중요한 당신이 독서모임에서 제일 중요하니까.



한 줄 요약: 독서모임에 제일 중요한 요소는? 바로 당신.



덧붙임 1

독서모임을 빛나게 해 주신 책 친구들에게 감사 인사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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