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다면 모두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 독서일까요. 만화? 웹툰? 웹소설?
독서모임 탁자 위에는 가끔 질문이 올라온다. 특별히 모임장이 질문을 준비한다거나, 누군가 지목해 질문을 가져오라고 하지 않지만 말이다. 질문은 모임을 풍성하게 하고, 평소에는 쓰지 않은 생각 근육을 쓰는 기회가 된다.
짧은 안부를 물으려 시작한 이야기는 한참을 떠돌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독서 모임의 시간 중 절반을 써버렸다. 모두들 웃으며 독서 시간을 가지자며 눈을 책으로 가져갔다. 시계가 50분을 알리자, 우리는 서로의 눈을 맞추고 멈췄던 이야기를 한다. 읽었던 책을 간단하게 소개하기도 하고, 생각을 나누기도 했다. 책 친구 중 한 명이 재미있는 질문을 던졌다. 이야기는 거기에 집중되었다.
"어디까지 독서라고 할 수 있을까요? 만화도, 웹소설도, 웹툰도 독서라고 할 수 있을까요?"
다들 책을 좋아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책을 두고 사색을 하다 보면 다들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일까? 나는 웃음을 배시시 내며, 난 고민해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요즘은 참 많은 모양으로 콘텐츠가 나온다. 2023년 초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웹소설 분야의 시장 규모라 1 조원을 넘을 거라 예상했다. 웹소설, 웹툰 원작으로 나온 드라마가 OTT에서 잘 나가고, 영화가 대박이 나는 것을 보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이 된다.
웹소설도, 웹툰도 단행본이 나오기도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그들 이름에 걸맞게 대부분 웹으로 소비하고 만다. 질문 자체가 의미가를 가질 때가 있다. 왜 이 질문이 나왔을까? 실물로 만들어진 책을 읽는 다면, 우린 여지없지 독서라고 생각할 테다. 경계로 한 발짝 가볼까? e-book은 어떤가? 종이책이 있고, e-book이 있는 경우 독서라고 하는 일이 거북하지 않다. 조금 더 가보면, e-book만 있는 책은 어떨까? 우린 e-book이 책이 아니라고 하지 않는다. 종이책 유뮤와 상관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독서의 다른 도구를 통해 보는 책이다.
그럼 e-book과 웹툰, 웹소설은 무엇이 다르기에 '독서'와 붙어 고민을 할 질문이 된 것일까? 접근하기 쉽다는 것이 깊은 내용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의미로 다가가고,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사실 깊게 보면 무료가 아니다. 사람이 오가는 트래픽을 만들고 광고를 붙일 수 있으니 말이다) 메시지가 없는 가벼운 글이니, 독서라고 하는 일이 거북스러운 것일까?
웃음을 거두고, 머리에 부유하던 질문을 가라앉히며, 내 생각을 이야기했다.
"이야기가 있다면 모두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만화는 확실히 독서라 생각했다. 예전부터 만화를 좋아하기도 했고, 아직까지 연재하는 대서사시에 가까운 만화를 아직까지 찾아본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고, 때로는 묵직한 메시지까지 담고 있다. 나보다 앞선 아버지 세대를 볼까? 만화가 등장했을 때, 어땠을까? 탄압받고, 멸시받았다. 어린이들만이 보는 것이라 했으며, 교육적이지 못해 읽게 하면 안 되다는 의견이 있었고, 저질 문화에 속한다고 했다. 지금은 어떤가? 만화에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고바우 영감도 있고, 우리 곁에는 1 억년 전 옛날에 우리 곁에 도착한 둘리도 있다.
웹툰도, 웹소설도 만화와 같이 새로운 매체로 등장했기에 독서라고 하는 행위와 줄을 긋고 넘어오지 말라고 하는 건 아닐까? 난 <죽음에 관하여>라는 웹툰을 보며 울기도 했고, 책 친구 중 한 분은 웹소설을 읽다 오열했다고 했다. 글을 써보니 이야기로 사람을 울린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임을 여실히 느낀다. 글로 그림으로 누군가를 울렸다면, 충분히 마음 가까이 다가갔다고 생각하며 당연히 독서라고 믿는다.
질문 하나에 독서모임 남은 시간을 모두 써버렸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 정리를 하고 있으니, 독서모임 운영방법이 새로 떠올랐다. 다음에는 웹툰, 웹소설로 독서모임을 하면 어떨까 하고.
덧붙임
혹시 보시는 웹소설이나, 웹툰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