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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Apr 18. 2024

또 또 간집-용인 엄마손 칼국수

용인에는 엄마손 칼국수가 있습니다. 

또 또 간집- 용인 엄마손 칼국수


  용인하면 떠오르는 건? 애버랜드다. 이점이 참 아쉽다. 춘천 닭갈비, 안흥 찐빵, 함흥냉면...처럼 도시와 연결된 음식은 없다. 놀거리는 애버랜드가 다 집어 먹는 탓인지 다른 곳이 떠오르지 않는 모양이다. 15년을 살았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을 용인으로 온 뒤, 터를 잡았다. 제2의 고향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다. 그래서일까? 애정이 생겼다. 용인하면 애버랜드만 떠오르는 사실이 안타깝다. 


  용인을 대표하는 음식...! 까지는 아니더라도, 오래 산 내게 누군가 용인의 맛집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목록 가장 앞에 오는 가게가 있다. 바로 "엄마손칼국수"다. 


영업시간: 11:00 ~ 19:30 (일요일 정기 휴무)


  영업 시작 시간은 11시. 조금 늦게 가면 여지없다. 줄을 서야 한다. 메뉴는 간단하다. 칼국수, 수제비, 밥. 반찬은 두 가지. 갓 담은 김치, 익은 김치. 끝이다. 단 하나로 승부를 보는 고수 맛집이라 할만하다. 줄 선 상태에서 주문을 받는다. 충분히 기다려야만 들어갈 수 있다. 앉으면 정말 빨리 나온다. K-패스트푸드라 할 정도다. 



  난 가면 수제비를 주문한다. 씹는 맛이 참 좋다. 부드럽게 바스러지는 감자는 단조로운 식감을 다채롭게 한다. 가장 중요한 건 바로 국물. 수제비도, 칼국수도 모두 받아 안는 국물은 묵직하다. 고소한 국물로 추운 날 먹으면 단박에 몸을 풀어지고, 여름에 먹으면 보양식처럼 땀을 흘려보낸다. 


  갓 담은 김치와 익은 김치 모두 잘 어울린다. 갓 담은 김치는 아삭거리는 맛과 두꺼운 수제비와 만나면 식감의 축제가 벌어진다. 국물을 숟가락으로 먹다 한 모금 마시면 일품이다. 맛집 특유의 북적거림은 사그라들고, 고개를 숙인 채 수제비만 먹는다. 


  반쯤 먹으면 청양고추를 후루루 뿌리고. 후추를 두 번 정도 톡톡 넣는다. 새로운 맛이 시작된다. 얼큰한 국물의 변신에는 익은 김치가 딱이다. 아삭거리는 정도는 약해지지만, 톡 쏘는 맛이 매운맛과 절묘하게 맞아 들어간다. 


  평소 먹는 속도가 느리지만, 여기서는 아니다. 정말 후루룩 먹는다. 다 먹고 나면 국물은 거의 바닥을 보인다. 아쉽다. 배가 부른 탓이 이 눅진한 국물에 밥 말아먹는 기회를 놓친다. 마지막 매콤함 때문에 땀을 훔치는 것으로 난 엄마손 칼국수와의 만남을 마무리한다. 


  지금도 가고 싶다. 용인 맛집이 궁금하다면, 난 고개를 들어 "엄마손칼국수"를 가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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