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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en rabbit Oct 25. 2023

모기가 사랑하는 나는 무화과 되어 시(詩)를 쓰고

슬프다.

모기가 눈앞을 날아다녀도 도무지 잡을 수가 없다.

속수무책으로 물리고 있다.

앉으면 모기 쫓느라 수시로 내 뺨을 내가 철썩철썩 때려야 한다.

이런 고행이 있나.

자려고 누우면 앵- 폭격기처럼 날아드는 모기 때문에 자꾸 잠을 깬다.

집에서도 나만 물린다.

도대체 10월 말에 아직도 모기가 있다니 말이 되나?

물려서 온 데가 간지럽고

가만히 있으면 없는 모기가 환영으로 눈앞을 스쳐간다.

이건 사랑인가?

갑자기 안도현의 시가 떠오른다.

그를 따라 나도 시를 써본다.


<나에게 묻는다>


모기 함부로 잡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달콤한 사람이었느냐.

가녀린 몸뚱이로

백리 길 날아와

어린 모기 먹일 피를 빠는

목숨을 걸고 날아드는

세상 유일하게 너를 좋아하는

이 늦가을의 모기를

네가 함부로 박수로 잡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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