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스 와인바, 시티 오브 요크, 더 디킨스 인
내가 그동안 런던 생활에 관련된 다양한 소재의 글을 써왔는데, 그중에서 가장 사랑받은 글 중 하나가 바로 '현지인 추천 런던 펍 2곳( https://brunch.co.kr/@ecdd554f9d464e0/18 )'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이 이만큼 '런던 펍'에 관심이 많다는 것에 놀랐는데, 아마도 런던 관광명소에 관한 정보들은 굉장히 많은 반면 런던의 유명한 펍에 대한 정보는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좋아하는 와인 바 한 곳과 두 곳의 펍을 추가로 소개하려고 한다. 나는 맥주나 와인, 술 종류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알코올과 함께하는 그 공간을 통해 런던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기를 바라며.
고든스 와인바(Gordon's Wine Bar)는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바로 트라팔가 광장 근처, 템스강 근처의 가마덴(Garmenten)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1890년에 문을 연 이 와인바는 오래된 아치형 지하실을 개조해 만들어졌으며, 그 독특한 분위기 덕분에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나 역시 런던에 사는 지인 여럿에게 공통적으로 추천받은 곳이기도 하고, 그만큼 항상 가보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다. 와인바에 들어가면 내부는 지하 동굴처럼 낮은 천장과 어두운 조명, 낡은 벽돌이 어우러져 엔틱함을 느낄 수 있으며, 벽에 걸린 오래된 신문 기사들과 사진들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곳을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거리로 이어진 야외 테이블에서 와인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가게 앞 거리에서 와인을 즐길 수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에는 야외에서 와인을 마시는 현지인들로 가득한데, 이 광경이 아주 매력적이다. 나무들이 우거진 런던의 중심가에서 유럽 각지의 와인들과 함께 치즈 플레이트를 곁들이면 이것이야 말로 런던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완벽한 순간이다. 특히 퇴근 후 런던 직장인들로 북적이는 이곳은, 도심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최적이다.
시티 오브 요크(Cittie of Yorke)는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펍 중 하나이며 런던 홀본 Fleet Street에 위치하고 있는데, 무려 15세기부터 이곳에 있었다고 한다. 참고로, 내가 다닌 IH 어학원이 홀본에 위치해 있었는데 학원 선생님이 유명한 펍이라고 추천해 줘서 가게 된 곳이다. 중세의 고풍스러움과 런던 법조계와의 연관성으로 잘 알려진 시티 오브 요크. 이곳의 내부는 높은 천장과 거대한 나무 배럴들로 꾸며져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주었다. 특히 펍 내부에서 눈에 띄는 것은 중앙의 대형 배럴들(거대한 나무통)이었는데, 이 배럴들은 원래 맥주를 저장하던 용도로 사용되었지만 지금은 인테리어의 일부로 남아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느낌을 주고 있었다. 시티 오브 요크는 런던의 맥주 애호가들에게도 잘 알려진 곳으로,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마시는 맥주는 그 맛도 일품이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고풍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즐기는 경험 자체가 특별했다. 런던 직장인들이 퇴근 후 이곳에 모여 하루를 마무리하는 모습은 전형적인 런던의 풍경이기도 하다.
이곳은 내가 런던에 사는 지인에게 추천을 받았지만 아직 가보지는 못한 곳인데, 런던탑(Tower of London) 근처, 세인트 캐서린 독(부둣가)에 위치한 역사적인 펍이라고 한다. 18세기 창고 건물을 찰스 디킨스의 증손자가 복원하여 현재의 모습으로 탈바꿈했으며 목재로 지어진 3층 건물은 외관부터 고풍스러움을 자아내는데, 이곳에서 즐기는 맥주 한 잔은 런던 여행의 특별한 추억이 되지 않을까. 참고로 이곳은 펍이자 레스토랑이기도 한데 1층은 펍, 2층은 피자, 3층은 그릴 음식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런던탑(Tower of London)이나 타워브리지(Tower Bridge)를 방문한 후 맥주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싶은 분들에게 분위기 좋은 펍 '더 디킨스 인 (The Dickens Inn)'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