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다방에서 비엔나커피를 마신적이 있었다. 어른들은 얘기 중이라 나는 그 달달한 커피를 조금씩 조금씩 스푼으로 먹었다. 그 한번 이후엔 비엔나커피는 잊어버렸다. 커피를 즐기는 어른이 됐을 땐, 나는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비엔나커피는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는가 싶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아인슈페너를 만나게 되었다. 진한 커피 위에 올려진 맑고 고운 크림의 조화가 근사한 커피다. 비엔나도 독일의 지명이름이고, 아인슈페너도 독일이름이다. 혹시나 해서 찾아봤더니 아인슈페너가 비엔나커피의 한 종류라고 한다. 그 옛날 비엔나커피를 마셨던 나는 그 달달한 크림을 떠먹는 아이였는데, 이제 나는 크림의 부드러움과 에스프레소의 씁쓸함을 알게 된 어른이 되었다. 그 사이에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긴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