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문장_인생은가까이서보면 비극 멀리서보면 희극

by 검은 산

찰리 채플린이 했다는 말, ‘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shot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과연 그런가? 하고 고개를 갸웃했었다. 그러나 인생을 살면서 눈앞이 아찔해 질만큼 현타가 올 때, 이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나약하고 작은 한 인간으로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영웅들처럼 ‘비극’이라는 거창한 운명적 전환 앞에 서보았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숨을 못 쉴 만큼, 사고가 정지할 만큼 충격을 받는 적은 있었다. 서 있는 발 밑이 꺼지는 듯하고, 몸이 뻣뻣해지면서 물기가 쭉 빠져나가는 듯한 순간도 더러 느껴본 적도 있다. 여기가 끝인가? 하고 머릿속 저 안에서 불현듯 들려오는 소리가 마치 신탁처럼도 느껴진 적은 있었다.


그렇게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쉬고 있는지, 아닌지도 모를 순간들이 지나가고 나면 껍데기만 남은 듯 공허감이 밀려오는데, 그때 찰리 채플린이 했다는 이 말을 떠올릴 기운이 남아있다면 정말 다행이다. 그 순간 슬픔과 좌절로 뒤범벅이 된 나의 ‘비극’을 더듬던 오감을 마치 카메라 줌 아웃을 한 것처럼 멀리 보내버린다. 그러면 그렇게 많고 다양했던 슬픔의 원인과 과정, 결과들은 어느새 한결 간결하게 파악이 쉬워진다.


비극에는 으레 욕망과 기대, 확신, 자만, 불변에의 갈망이 함께하기 마련이다. 그런 나의 비극을 바라보면, 나는 웃퍼지는 것이다. 물론 삶은 고장 난 카메라처럼 줌인 줌아웃이 맘대로 되지 않을뿐더러, 자주 초점이 맞지 않아 흐릿해질 때도 있지만, 삶을 바라보는 거리를 내가 조절할 수 있다고 믿는 그 효능감은 밀물처럼 들이치는 고통과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행복감이 한 번으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게 해 주고, 행복을 느끼기 위해 노력할 수도, 고통이 지나가기를 인내할 수 있는 힘을 회복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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