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 통역 되나요?

이 사랑 통역 되나요? -넷플릭스

by 이음 ieum
이 글은 드라마 전체를 평가하는 리뷰가 아닙니다.
작가가 혼신을 갈아넣은 1–2부만 감상하고, 해당 드라마의 ‘간’을 본 주관적인 기록입니다.

*본 원고는 AI에 의존하지 않고 순수 창작으로 집필되었습니다.


홍자매가 돌아왔다! 무려 김선호와 고윤정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로마의 휴일'이 떠오르는 달달한 비쥬얼합과 '노팅힐'이 스치는 쫄깃한 인물설정.

예고편과 포스터 만으로도 전세계가 설레기 시작했다.

공개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동안 필자도 오래 전 저수위에 말라붙은 연애세포의 생사부터 점검했다.

그들이라면 충분히 요동칠 준비가 필요했기에!


하지만 간보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드라마는 내가 예상한 홍자매식 로맨스와는 결이 달랐다.

잔뜩 기대하고 달려온 놀이동산 오픈런에서 도파민 터지는 롤러코스터 대신

지루한 경영리포트를 들이대는 느낌이랄까?

한일합작, 기획의 출발, 이 장대한 넷플의 시도를 장황히 설명하는 동안 나의 설렘은 싸늘히 식어 있었다.

시작부터 걸림돌이 된 드라마 시장과 제작환경의 부조리는 이 글의 말미로 미루고

우선 탑스타 차무희와 통역사 주호진, 두 주인공을 들여다보자.


'유명세 is 권력'인 이 세상에서 '갑'이어야할 차무희의 설정은 오히려 철저한 '을'이다.

사고로 오랜 기간 의식을 잃고 그토록 소망하던 스타가 되어 깨어난 차무희는 순박한건지, 모자란건

초라한 과거와 화려한 현재 그 어디에도 머무르지 못하는 쭈굴미를 뽐낸다.

오히려 평범해야할 주호진은 대문호와 톱스타 앞에서도 꿀리지 않는 자존감을 갖춘 금수저다.

그 때문인지 애초에 통역사라는 설정이 조금 과했다.

적확한 언어를 구사하고 문화·감정·협상을 넘나드는 전문지식을 갖췄으

때론 의뢰인의 내면에 닿아 무의식을 이끌어내는 공감력을 탑재한 독보적 전문직.

능력치만 보면 판검사에 버금가는 문과 최대의 아웃풋이다!

스타가 된 무희와의 재회에서 설레는 무희의 마음을 엿듣고도

눈 하나 깜짝 안하는 이 남자가 과거의 사랑(가족, 첫사랑)이 결핍이 될까? 글쎄...

함께 목도한 흑역사의 무게로 보아도 이 사랑의 성패는 전적으로 주호진의 결정에 달렸다.


이 드라마는 전형적인 남성향 로맨스다.

설명되지 않는 우연으로 매력적인 여성에게 선택되어 시작 관계에서

그녀의 과거 혹은 현실의 아픔을 위로하다보니

결국 새로운 사랑으로 '받아들여진' 수동적인 남자의 이야기다.

-문득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떠오른다.


작가의 취향도 세월의 풍파를 맞아 현실 타협형으로 바뀐걸까?

자고로 홍자매의 남주들은 단짠과 밀당으로 콩깍지를 단단희 씌우고

도저히 거부할수 없는 휘몰아치는 끌림을 만들어는데

이번엔 결정사 점수로 선발된 상견례 프리패스상 모범생을

가슴보다 머리가 사랑에 빠지라고 자기최면을 시작한다.

모호한 과거사, 짜릿함이 빠진 시작. 한김 빠진 콜라를 마셔야 하는 상황 앞에서

아쉽게도 이미 두근댔어야할 가슴이, 내 심장이 너무나 침착했다.


다만 차무희의 환시(후유장애 or 스트레스 정신질환)는 신선했다.

드라마에 나오는 질병은 사회의 트렌드가 된다.

해리성기억상실 - 우울증 - 강박 - 공황장애 - 번아웃증후군이 그래왔듯

미디어가 소개한 질병은 실제 환자보다 더 많은 호소인을 창출한다.

덕분에 이러한 심인성 질환에 대한 대중의 환기와 공감, 포용을 기대해볼만하다.

환시 도라미의 도발과 충동은 트라우마, 조현병, 다중인격 어딘가에서 나왔을테지

결국 소멸보다 수용으로 확장 될것라 예측해본다.


어쩌면 작가의 타이틀보다 연출, 미술, 음악, 의상이 초반의 눈길을 끌었다.

온전히 끌리는 스토리를 바라는 입장에서는 화려한 각개전투를 보자니 당황스럽다.

같은 작가의 타이틀이 걸려도 출발이 어디냐에 따라 깊이의 편차가 크다.

작가의 기획이 아닌 자본의 기획으로 시작되는 이런류의 작품은 그저 수익안전빵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비슷한 방식으로 공개 전 고정수요를 확보하고 오픈빨로 반짝순위를 꿰차는데 목적을 다한 작품들이 스친다.

'별들에게 물어'보면 '다 이뤄질'거라고 바람을 넣었으나 편평'사마귀'처럼 조지고 싶었던 처참한 작품들...

그저 1,2화 간보기 소감인데 자꾸 혀가 길어진다.

과한 조미료 탓, 더는 맛보기가 불편해 깔끔히 수저를 내려놓는다.


언어도 사랑도 통역은 나에게 무리데쓰.


by 이음

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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