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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상 속에서 로봇을 보기가 힘들까

로봇은 언제까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주목만 받을 것인가

by 최인구

영화와 현실 세계와의 괴리

아이언맨

내가 로봇을 처음 접할 수 있었던 매체는 영화를 통해서이다. 로봇 관련된 영화는 아주 오래전부터 다뤄지고 있다. 나는 트랜스포머와 아이언맨 같은 영화를 보면서 로봇공학자를 꿈꿔왔지만 이미 로봇 관련된 영화는 오래전부터 개봉되어 왔다. 영화뿐만 아니라 아톰이나 건담 같은 만화들로부터 우리는 로봇의 시대가 머지않아 곧 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로봇이 험난한 세상에 출현하기에는 정말 많은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도대체 뭐 때문에?

로봇 청소기(로보락), 서빙 로봇(LG 클로이)
실외 배송 로봇(로보티즈, 뉴빌리티)

도대체 뭐 때문에 로봇이 현실 세계에 보이지 않는 것일까. 요즘 들어서 집 안에는 로봇 청소기라던가 가게 안에는 서빙 로봇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까운 배달 서비스는 실외 자율 주행 로봇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제야 모바일 로봇이 실생활에서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지만 청소, 서빙, 배송 정도 수준으로 일을 해내고 있다. 그리고 현저히 사람보단 느리고 인프라 또한 적절하게 갖춰져있지 않다.


위 문제는 아직 로보틱스 기술이 현실 세계에 나오기에는 충분히 발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 핸드폰, 기지국

스마트폰이 보급화가 잘 된 것을 생각해 보면 그 이유는 통신망이라는 인프라 시설이 잘 갖춰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대한민국 전국 어디서든 5G를 통해 여러 가지 매체들을 손쉽게 접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 또한 굉장히 편리해졌다. 그 이유는 전국 어디서든 통신이 자유롭게 되는 통신망 덕분일 것이다.


위 사례를 보았을 때, 기술의 보급화를 이루려면 인프라가 함께 가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전기차, 전기 충전 인프라

테슬라의 사례를 보면 자율 주행 기술 개발과 전기 충전 인프라 두 마리의 토끼를 함께 고려했기 때문에 보급화가 잘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자율 주행 기술을 실현하기 위한 전기 자동차 개발과 함께 이 자동차를 지속적으로 유지 할 수 있도록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함께 제공했으니 말이다. 전기차는 이동 수단으로써 정말 최고의 옵션일 테지만, 로봇은 아직 쓰일 곳이 명확하지 않았으니 쓰임새를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럼 일반 사람들이 로봇을 구매한다고 했을 때, 걱정되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일 것이다.

1. 로봇을 사서 어디에 쓸까?

2. 로봇을 정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가?

3. 로봇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가?



로봇을 사서 어디에 쓸까

로봇은 목적에 따라서 형태가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사람이 하기 힘들거나 위험한 일들이 대체로 그렇다.

외벽 청소 로봇 월봇(SBS 뉴스)

위와 같이 외벽 청소 로봇은 쓰임새에 맞춰서 만들어진 로봇이라서 이러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사람과 비슷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예로 들면 좋을 것 같다.


집안일 예시 (헬스조선)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갖고 있는 로봇으로써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할 수 있도록 개발된 로봇이다. 만약 "고객"이 "로봇을 구매"한다면 휴머노이드 로봇을 구매하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말만 해주면 다 해줄 수 있는 일들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개발이 완벽하게 되었다는 가정 하에 흔하게 생각할 수 있는 일이 "집안일" 일 것이다. 너무나도 귀찮고 하기 싫은 일이기 때문에 더더욱 집안일을 해주는 로봇이 나타난다면 바로 구매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로봇 청소기가 많이 팔리는 이유도 그 이유일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나의 귀찮은 일을 덜어내 주는 로봇을 구매하려고 할 것이다. 요즘 기업들은 휴머노이드 로봇 하나를 만들기에도 힘들고 자본/기술적으로 해결하기엔 아직 힘들기 때문에 귀찮은 일거리들을 하나씩 분류하여 목적에 맞는 로봇을 만들고 기능 개발을 하려고 하고 있다. 그렇게 찾다 보니 배송, 배달, 청소, 서빙이었을 것이다.


로봇을 정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가

고객이 로봇을 구매하려고 할 때, 정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를 제일 첫 번째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실험을 밖에 나와서 인도에서 안정적으로 걷기도 힘들다. 요즘 들어서 험지 환경에서 잘 걷는 모습들이 보이곤 하지만 모든 로봇 기업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극히 일부 기업들만 그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테슬라 봇 (테슬라)

사실 데모 영상을 찍어본 사람이 있다고 하면 기술을 선보이는 영상 대부분은 잘 된 모습을 보여준 것임을 알 것이다. 따라서 위 데모 영상 하나만 보았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이 되었다고 하기엔 아직 이르다.


평지/험지를 걷는 것 이외에도 물건을 집고 옮기거나 사람의 말귀를 알아듣거나 등 인간 세계에 로봇이 도입되려면 해결해야 될 문제들이 정말 산더미이다. 방금 언급했던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곤 있지만 언제까지나 실험실 레벨이고 잘 된 모습만 촬영한 것이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그 실험실 안에서 실험한 환경에서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다른 환경으로 다시 실험해 보면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다. 즉, 이는 Generalization이라고 불리는 일반화가 되지 않았다.


사람은 처음 가보는 장소라고 하더라도 지도를 찾아보며 나의 위치를 파악하고 안전한 환경을 향해 도보를 하고 문을 여는 업무를 수행해 낼 수 있다. 이는 Generalization이 잘 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난생처음 해보는 일을 해보더라도 이전에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수행해 낼 수 있다.

로보틱스에서도 일반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수많은 데이터셋을 보유하려고 하고 있으며,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여 일반화된 모델을 획득하려고 하고 있다. 그 예가 VLM(Visual Lauguage Model)을 이용한 Robot Foundation Model이 그렇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판매하고자 하는 로봇 기업이라면 어느 가정환경에도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일반화가 잘 되어야 할 것이다.



로봇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가

모바일 로봇 무선 충전 시스템 (Industry News)

로봇이 필요한 인프라는 무엇이 있을까? 일단 배터리로 작동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전기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춰져야 할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내에서 사용하던 실외에서 사용하던 말이다. 모바일 로봇의 경우, 여러 기업들을 보면 배터리가 부족하면 자동으로 충전소 쪽으로 향하여 도킹하는 데모도 선보이기도 한다.


테슬라 서비스 센터 (테슬라)

만약 로봇이 고장이 난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핸드폰이 고장 나면 서비스 센터로 가듯이 로봇 또한 고장이 나면 서비스 센터로 향해야 될 것이다. 로봇 안에 들어가 있는 부품이 수천 개부터 수만 개가 될 텐데, 오랫동안 사용하다 보면 고장이 날 것이다. 고장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서비스 센터가 전국적으로 배치되어야 할 것이며, 그게 아니더라도 방문 서비스에 대한 지원이 잘 갖춰져 있어야 할 것이다.



정리

로봇이 보급화가 되려면 기술적으로 그리고 인프라적으로 갖춰야 할 것들이 많다. 이는 로봇 연구소에서 열심히 기술을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해결될 일은 아니고 국가, 연구소, 기업이 함께 뭉쳐서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이 든다. 로봇을 구매하는 고객 입장에서도 값 비싸게 로봇을 구매하기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 로봇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보조금 혜택을 준다거나 세금을 감면해 주는 혜택을 주면 좋을 것 같다.


연구소 차원에서 정부가 연구비 지원을 더 많이 준다거나 엔지니어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에게 급여를 올려주는 혜택을 제공해줘야 한다. 그리고 논문을 많이 내는 것이 아닌 세상에 로봇이 도입이 되려면 어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를 더 많이 고민해봤으면 한다.


기업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로 엔지니어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들을 제공해 줬으면 좋겠다. 집을 산다거나 대출을 받는다거나 복지를 최대한 많이 제공하는 혜택을 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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