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로봇 회사는 나를 채용해야 할까

매력적인 지원자가 되는 방법

by 최인구

오늘 이야기는 로보틱스를 하는 회사뿐만 아니라 어쩌면 취준생들이 회사에 취업을 준비할 때, 알아두면 좋을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일단 대부분의 로봇 회사들은 대학교를 졸업한 학사 이상의 지원자를 채용하고자 한다. 마이스터 고등학교를 졸업한 고등학교 졸업장으로도 취업을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학사 학위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채용을 많이 진행하는 편이다. 분야마다 다를 테지만 석사, 박사 학위처럼, 높은 학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Perception, SLAM, Localization, Control 분야의 경우, 높은 학위를 요구한다. 왜냐하면 오로지 학부 과정 만으로는 해당 분야를 이해하고 실무에 적용하기에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다.


SLAM을 예로 들면 3차원 SLAM을 하고 싶을 때, 보통 Factor Graph을 이용하여 지도와 로봇의 위치를 수식에 집어넣어서 최적화를 하는 과정이 있는데, 이 부분이 이해하기에 상당히 복잡하다. 분야 별로 필요로 하는 지식에 대해서 정리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Perception → Machine Learning, Deep Learning

SLAM & Localization → Factor Graph & Optimization, Kalman based Filter

Control → Non-linear System, MPC, Reinforcement Learning


따라서 분야들을 실제 로봇에 코드를 작성해서 적용해 보기 위해서는 대학원 이상의 교과목 이수 과정이 필요하다. 대기업/중견기업 말고 중소/스타트업은 석사 & 박사 학위가 없어도 해당 분야를 채용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 그렇기 때문에 석사 & 박사 학위가 없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고 해당 분야에 대해 공부를 해보고 한 번 부딪혀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오픈 소스가 많이 배포되어 있어서 해당 분야들을 공부할 수 있는 진입 장벽이 많이 낮아지기도 했다.)


로보틱스를 하고자 하는 회사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채용하는 분야도 굉장히 다양해졌는데, 각 회사 별로 채용 문의를 해보거나 JD(Job Description)을 찾아본다면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로봇회사를 정리한 사이트는 아래 로봇 신문에서 확인해 보면 좋다.

http://m.irobo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6921



회사의 "JD(Job Description)" 분석

(주)로보티즈 회사의 채용 공고를 한 예로 들어보자.

https://www.jobkorea.co.kr/Recruit/GI_Read/46077676?Oem_Code=C1


2025.01.19 기준 (주)로보티즈의 로봇 매니퓰레이터 소프트웨어 개발 직군의 설명

로봇 매니퓰레이터 SW 개발자 모집 요강을 살펴보면 하는 일이 크게 두 가지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 로봇 시스템 UI/UX 개발

2. SDK 개발

그리고 "지원자격", "필수사항", "우대사항" 이 세 가지를 크게 분석하면 좋다.


[지원자격]

해당분야(소프트웨어 개발)3년 이상 경력자 C++ 개발자

지원 자격을 살펴보면 3년 이상이라고 되어 있는데, 만약 석사나 박사 학위를 한다면 각각 2년, 5년 이상의 경력을 인정해 주니 참고하자. 그게 아니라면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야 할 것이다. 신입이라면 경력이 없어도 상관없다. 마음껏 지원해 보자.


[필수사항]

경력사항에 대한 포트폴리오 제출

로보티즈는 포트폴리오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이건 회사마다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요구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포트폴리오는 하나 만들어두면 쓸 곳이 많으니 만드는 것도 좋다.


[우대사항]

C++, QT, 프로토콜 통신, 3D 프로그래밍 경험 보유자

우대사항이라 하는 것은 필수는 아니지만 이런 경험이 있다면 지원자에게 점수를 더 주겠다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관련 분야 경험이 부족한 지원자보다는 경험이 있는 지원자가 더 눈길이 갈 것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깊이로 이해하고 있는지에 따라서도 점수 차이가 날 것이다. 만약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고 취업을 희망한다면 관련 교과목을 더 열심히 공부해 보자.


대부분의 회사들이 지원자격, 필수사항, 우대사항 같은 내용들을 상세히 적어놓았을 것이다. 사실 회사라고 하는 것이 그때그때마다 채용하는 직군이 달라지기 때문에 회사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은 JD(Job Description)를 자주 들여다보면서 어느 것을 공부를 해야 하는지 추적을 해야 한다.


회사 입장에선 돈을 제공하고 노동력을 사는 입장이기 때문에 지원자가 바로 일 하기를 원할 것이다. 그러면 해당 분야에 대해서 깊이 있는 지식을 알고 있으면서도 실무 경험을 쌓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학생이시라면 로봇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지식(수학, 물리, 컴퓨터 구조, 신호 처리, 동역학, 기구학, 컴퓨터 비전 등) 과목을 수강했을 때, 열심히 공부하도록 하자.



분야가 동일하지 않지만 지원해도 괜찮을까요?

아래 설명과 관련이 있지 않은 사진이긴 합니다 ㅎ

만약 본인이 중국 음식당을 운영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직원을 채용할 때, 어느 지원자를 뽑을 것일 텐가?

지원자 1 : 조리사 자격증 X, 음식점에서 일해 본 경험 X

지원자 2 : 한식 조리사 자격증 O, 한국에서 한식당 셰프로 일한 경험 O

지원자 3 : 중식 조리사 자격증 O, 중국에서 식당 아르바이트 경험 O

지원자 4 : 조리사 자격증 X, 음식점에서 일해 본 경험 O


만약 필자가 음식점의 오너라고 한다면 "지원자 3"을 채용할 것 같다. 왜냐하면 중식 조리사 자격증도 있고 중국에서 식당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명이 더 필요하다고 하면 "지원자 2"를 채용할 것 같다. 왜냐하면 중식이 아니긴 하지만 비슷한 조리사 자격증과 셰프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해당 분야와 제일 비슷한 경험을 해본 사람이 1순위일 것이며, 비슷한 분야를 해본 사람이 2순위일 것이다.


진짜 문제는 해당 분야를 해보지 않았지만 지원을 해야 하는 경우이다. 사실 취업 준비를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내가 공부했던 분야와 취업 시장에서 필요한 분야가 100% 동일한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내가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수행해 보았을 때, Key Technology(핵심적인 기술)을 생각해 보고 그 기술들에 대해서 어필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이 핵심적인 기술을 공부해 보고 경험해 보았으니 해당 직무에서 요구하는 능력이 할 수 있어요!"라는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필자도 실제로 석사 과정 시절에 수술 로봇의 시스템 통합 및 제어를 담당했지만, 지금은 자율 주행 로봇의 SW 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지원했을 당시에 수술 로봇을 만들어보면서 경험했던 핵심 기술들을 면접관 분들께 많이 어필했었으며, 자율 주행 로봇도 개발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매력적인 지원자가 되려면?

해당 분야에 대해서 깊이 있는 지식과 실무 능력이 있다고 한다면 또 어느 능력이 필요할까?

필자가 생각했을 때, Communication Skill이다. 여기서 필자가 생각하는 Communication이란 동료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능력을 의미하는데, 로보틱스 특성상 동료들과 일하는 구조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메일을 작성한다거나, 코드를 함께 본다거나, 프레임워크를 설계하고 R&R을 나눈다거나, 함께 실험을 한다거나, 문서를 작성한다거나, 직접 말로 소통한다거나 등등 동료들과 일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의미한다. 결국 일을 할 때, 사람과 사람 간의 나의 의사를 전달하거나 의견을 수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1) 논리적으로 사고하기

(2) 조리 있게 말하면서 말투를 신경 쓰기

(3) 동료의 의견 잘 들어주기

(4)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시각적인 자료를 제작하기


위와 같은 습관들을 미리 들여놓는다면 실질적으로 회사 취업을 할 때 필요한 "자소서 작성"과 "면접 과정"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취업에 성공하고 나서도 실제 일을 할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결론

결국 취업이라고 하는 것은 실력으로만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해당 모집 공고에 어느 쟁쟁한 지원자들이 지원했을지도 모르고 설사 내가 더 해당 분야에 경험이 많다고 하더라도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실수한다면 나의 점수가 깎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곳에 취업이 되지 않았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고 잘 준비해서 도전해 보자.


정리

1. 해당 분야가 필요로 하는 전문 지식 학습과 실무 경험 쌓기

2. 핵심 기술에 대한 경험을 어필하면서 해당 분야를 할 수 있다는 잠재력 보여주기

3. 의사소통 능력 길러놓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