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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호 Jul 01. 2023

여름에 자라서 기억으로 돌아간다

두 장의 하루

초록이 높다

너는 태어나 본 적 없는 것


청아한 하늘 강렬한 빛의 산란

사소한 맑음 잔재하는 후더운 공기

너는 늘 궁금해했던 것


방학을 맞아 이른 영화 보러 모여든 소성

모자를 눌러쓰고 무구한 뜀박질로 본 낮달

나른한 꿈을 파고든 동그란 품에

속삭이듯 종알종알 들려주고 싶은 것


잠꼬대라도 보는 날엔 너의 여름이 자라는 것 같아

우리 처음 맞은 미성숙한 계절 옆에 나란히 누운

나의 여름은 이런 것들이었다

이윽고 전부

눈을 뜨면 비로소 너를 이루게 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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