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장의 하루
네가 엄청 먼 우주 어딘가에 있는 거면 좋겠어
생사도 모른 채
굴러가는 중력에 차여서
텅 빈 것을 정신없이 들이쉬고
칠백팔십사분 동안 눈을 느리게 한 번 깜빡이면서
며칠이 되었나, 손끝을 곱아가고 있을
우주 너머에
우주 너머에 네가 있다면
언젠가는 어떻게든
내 손과 발이 휘저어둔 길은 무슨 색인지
푹푹 잘라두고 너를 기다리는 케이크는 몇 킬로인지
귓가로 써 내린 음표 섞인 글씨들은 어떤 향인지
전해질 수 있지 않을까
우린 공상과학 영화를 좋아했잖아
요즘 뭐 하고 지내?
우주를 생각하면서 너를 떠올리면
정말 목소리가 돌아올 것 같아
당장 내일 눈을 떴을 때는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같은 호흡을 삼킬 수 있을 것 같아
우린 좀 더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었을 거야
좀 더, 사소한 얘기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