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장의 하루
있잖아,
나는 네 뒷모습을 많이 남겨두려 해
액자 같은 풍경 속에 사로잡힌
르네상스풍의 건물을 바라보는
카메라를 들고 한 순간을 위해 숨을 죽이는
검은 하늘 아래 발그레한 가로등
아늑하게 빛나는 담벼락과 넝쿨꽃
작게 저물어가는 것들을 지긋이 눈에 담는
형형하고 딱딱한 건물이 숲을 이루고
누군가의 바이올린이 익숙한 가요를 연주하고
저녁 공기 한 모금에 취해가는 미소 사이로
아,
정말 예쁘다 그렇지?
네가 나를 향해 돌아볼 때
팡!
터뜨린 플래시는 언젠가를 회상하듯
눈앞을 하얗게 덮어버린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