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07. 백화점 “라이킷(Like it)”

《퇴근하면 아무도 없는 집에 간다》ㅡ07

by 한자카


Chapter07.


백화점 “라이킷(Like it)”


오늘은 좀 낯설게 조용한 오후다.

‘퇴근까지 남은 시간, 3시간.’ 남은 시간을 휴대폰 화면에서 본 순간,

어디론가 걸어 나가고 싶어졌다.


밖은 꾸물꾸물하다. 빗방울이 떨어졌던 자리에 잔상이 남아 있고, 사람들의 옷깃엔 여전히

습기가 묻어 있다. 하지만 우산을 쓰기엔 또 애매한 그런 날씨. 바람은 없지만

공기 중에 물기가 느껴지는 하루다.

나는 방향을 틀어 근처에 있는 백화점으로 향한다.


1층에 들어서는 순간,

특유의 고급 향이 코를 스친다. 진한 향수 냄새, 반짝이는 조명, 화장 진한 직원들.

반듯한 수트를 입은 남자 직원들. 그들의 눈은 정면을 응시하고 있지만, 나와

마주치는 일은 없다. 마치 내가 공기인 듯 스쳐 지나간다.

일부러 그런 건지, 그냥 관심이 없는 건지, 아니면 내가 어떤 ‘타입’인지 아는 듯.


하지만 그 시선에 익숙해질수록 나는 더 느긋해진다. 1층을 지나, 2층, 3층, 4층,

그리고 7층까지 천천히 올라간다. 무엇 하나 사지 않지만 쇼윈도 너머 진열된 물건들을

바라보는 건 마음을 가볍게 만들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어떤 브랜드의 셔츠는 촉감이 좋을 것 같고, 저 구두는 비 맞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

다 사지도 않을 것들이지만, 내 하루엔 일상의 어떤? 느낌이 필요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간다. 식품관은 언제나 가장 사람 냄새가 나는 곳이다.

나는 고민 끝에 햄버거를 하나 고르고, 영수증을 받아 든다. “비용 제출용.” 가방에 영수증을

챙기는 습관은, 어쩌면 오늘 하루 중 가장 직장인다운 순간이다.


햄버거를 먹으며 습관적으로 주위를 스캔한다. 왠지 어수선하고 바빠 보인다. 지나가는

카트 소리, 배경음악, 바쁘게 이동하는 누군가의 걷는 소리. 백화점은 비 오는 날의

피난처처럼 느껴진다.


“그래, 오늘은 그래도 나름 재밌었다.”


이렇게 소소한 재미 하나로, 내일을 또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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