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은 고요하고, 외로움은 시끄럽다
텅 비어 있는 복도, 낯설다.
매일 오가는 시선, 풍경, 공간인데도 오늘은 유독 낯설다.
아니, 낯설지 않다.
외로움, 쓸쓸함, 고립, 적막, 공허..
이런 단어들은 이제 낯설지 않다.
혼자의 시간이 쌓이면, 그 감정들은 조용히 자리를 잡는다.
어느 순간부터 익숙해진 침묵과 빈자리.
하지만 그 익숙함이, 때로는 목을 조이듯 불편하다.
양날의 검(劍)같다.
나를 지켜주는 듯하다가도, 문득 깊이 찌르고 들어온다.
외로움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는데, 내가 자리를 비워두고 있었을 뿐이다.
외로움과 고립은 서로 다른 건가?
고립이라는 건 정적 속에 혼자 있지만, 이상하게 ,
불편하지 않은..차라리 평온한 상태. 이상하지?
외로움은 늘 그 반대였다. 시끄러웠다.
사람들 틈에 있어도, 마음 어딘가에 웅웅 거리는 그 소음.
생각해 보면, 고립은 내가 선택한 것이고,
외로움은 나를 제외한 것 같으니까.
외로움이란, 누군가와 ‘함께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무시당할 때 생기는 감정인지도.
북적이는 도시에서 나 혼자만 투명해지는 느낌.
그 익명성과 소외가 만드는 ‘투명인간’의 쓸쓸함.
누구도 나를 기다리지 않고, 찾지 않고,
내가 사라져도 세계는 무심하게 잘 돌아가는 것.
그게 외로움이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뭘까?’
‘누가 내 옆에 있으면 좋을까?’
‘나는 누군가의 옆이 될 수 있을까?’
고립은 나 스스로 거리를 두는 감정,
외로움은 그 거리에서 누군가를 바라보는 감정..?
불쑥,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내 머릿속을 들여다보며
나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야, 너 꽤 괜찮은데?”
누가 보면 좀 오글거릴지도 모르지만,
괜히 스스로 대견해져서 기분이 슬며시 좋아졌다.
가끔은 나 자신이 제일 웃기고, 제일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