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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윈플레임 Dec 17. 2023

요똥이면서 빵순이입니다.

빵을 좋아하게 된 건 대학생 때 유럽배낭여행을 다녀오고 난 이후부터였다.

세상에 이렇게 빵이 맛있을 수 있다니.

프랑스에서 먹은 바게트빵은 분명 잼도 버터도 바르지 않았는데도 너무나 맛있었다.

그 이후, 나는 빵순이가 되었다.


빵은 사먹는 것이다.

단 한번도 만들어 먹는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냉동 생지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쥐? 그게 아니고 생지.

배송된 밀가루 반죽을 그대로 굽기만 하면 되는 세상 편한 것.


식구들이 원하는 것들이 달라서 종류별로 구워보았다.

1. 크로와상 생지 : 인터넷에 뒤져보면 제일 많이 판다. 아무거나 사서 구워본다.

2. 깨찰빵 생지 : 포슬포슬하고 쫄깃한 식감을 좋아하는데 사먹으면 속이 빈 빵이 왜 비싼건지 아까운 마음이 들어 구워보았다.

3. 와플 : 냉동 와플은 이미 다 구워진 것을 한번 더 데우는 정도이다. 와플가루를 사서 와플기계에 구워본 적도 있으나...말 잇 못. 그래서 안전하게 냉동 와플을 사기로 한다.


빵굽는 냄새는 마음을 너그럽게 하여 지갑을 열게 한다는데, 그래서 오늘도 나는 그렇게 인터넷 쇼핑을 줄기차게 했나 보다. 매일 받는 택배 선물. 내돈내산이지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요리의 스킬이라고는 전혀 필요 없는 냉동 생지를 굽는데 왜 깨찰빵은 부풀지를 않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지만 그래도 일단 맛있으면 된다고 오늘도 정신승리를 해본다.


주말 아침부터 빵 냄새를 풍겼더니 아이들은 알아서 일어난다.

그런데 한식파 아들은 빵을 한 조각도 먹지 않는다.


그래, 내가 다 먹어주마.

오늘도 이렇게 다이어트는 물 건너 가버렸다는 슬프고도 뻔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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