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기간인데
잠을 잔다.
계속 잔다.
매일 저녁밥을 먹고 나면 잠이 든다.
잔소리를 잘 안 하는 엄마라고 자부하지만 중간고사 기간에 저렇게 잠만 자는 건 참 봐주려야 봐주기가 힘들다. 심호흡 후 단전에 힘을 끌어모아 복식호흡으로 낮고 강렬하게 이름을 불러본다.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번엔 조금 더 높은 소리로 불러본다.
약간 꿈틀거렸다.
벌떡 일어나서 앉는가 싶더니 다시 조용하다.
다행히 잠에 들지는 않았지만 비몽사몽이로구나.
저러는 걸 볼 때마다 학원을 보냈어야 하는데... 하는 마음.
방을 뒹구는 모습을 볼 때마다 불안감이 한 겹, 두 겹, 겹겹이 쌓여 올라갈 뿐이다.
머리에 뭔가 들어가고나 있는 걸까.
아휴, 어쨌거나 잠이나 깨라.
"아들아, 나가서 재활용 쓰레기나 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