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고등학교 유소연 선생님
탐험대학과의 인연은 2019년 정규 과정을 참관하는 기회를 얻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학교 학생들도 개인 탐구 주제를 정해 친구들과 함께 실험, 조사, 토론 등의 탐구 과정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아쉬운 점들이 많았습니다. 관심 분야가 명확한 학생은 원하는 만큼 충분한 전문 지식을 얻을 수 없었고, 관심 분야가 명확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동기 부여를 제대로 심어주기 어려웠습니다. 더군다나 고등학교 학생들은 ‘대입’의 부담 때문에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라 참여 의지를 갖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교사로서 학교에서 수년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개별 주제로 과학적 탐구 과정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는 내적 동기, 꾸준히 참여하려는 의지, 제한적인 시간 안에 모든 탐구 과정을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멘토가 바로 그 요소인데 2019년 탐험대학 첫해에 참관을 하면서 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탐험대학과 학교의 연결고리를 찾던 중 2020년 8월, 스쿨 프로젝트를 파일럿 운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기대하지 않은 큰 선물을 받은 것처럼 정말 기뻤고, 서둘러 뜻을 같이하려는 선생님들을 모집했습니다. 탐험대학 운영진 분들과 함께 몇 번의 회의를 거친 끝에 5개교 희망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로 탐험대학의 스쿨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10월 17일 탐험 특강을 시작으로 12월 5일 탐험 페스티벌까지 두 달이 채 되지 않는 과정이었지만 탐험대학 운영진은 최선을 다해 탐험의 기회를 제공하였고, 학생들도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였습니다.
스쿨 프로젝트를 마친 후 제출한 학생들의 후기는 다양한 단계에서 도움을 받았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터무니없던 계획을 실현 가능한 실험으로 바꾸어 곧바로 탐구할 수 있었고, 과학 탐구에서 중요한 변인 통제가 어렵다는 것을 직접 체득했습니다. 머리로는 간단한 실험도 스스로 방법을 설계하고 재료와 도구를 준비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이 어렵다는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으로 원활한 동아리 활동이 가능할지 우려됐는데 점차 스스로 탐험 동기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의견 조율에 나서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학생들은 학교 울타리를 넘어 만난 전문가의 조언과 탐험대학의 새로운 시도를 경험하면서 ‘과학자의 탐구 과정’을 생생하게 경험해보았고 협업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제한 상황으로 마음껏 활동하지는 못했지만, 스쿨 프로젝트 참여는 관심 분야가 뚜렷한 학생들에게는 생생한 연구 동향과 함께 전문적 지식을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고, 관심 분야가 뚜렷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과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고 탐구 의욕을 일으켜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우리 생활에 어떻게 적용되어 살아 움직이는지 경험해 볼 수 있었기에 배움에 대한 또 다른 의지를 깨울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학생들에게 학교생활 속에서 ‘진정한 탐험’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21년 또 다른 스쿨 프로젝트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