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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낮잠

by 그린토마토

우유와 츄츄는 아침 사료를 먹은 다음에는 하루종일 낮잠을 잤다. 나무 바닥에 모로 눕기도 하고 화분 옆에 눕기도 하고. 나무 베란다는 고양이들의 안식처였다.

츄츄는 방석의 튀어나온 부분에 머리를 대고 누웠다. 우유처럼 마룻바닥에 눕기도 했고 지붕위에 올라가기도 했다.

그러다가 가끔 마실 나가듯 베란다 밖을 나갔다. 나는 가끔 베란다 밖을 나간 고양이를 부르기도 한다. 그러면 아는지 모르는지 두리번거렸다. 어떤 때는 밥 먹으러 오라고 손짓을 했더니 우유가 뛰어오기도 했다. 아주 작은 교감이지만 나는 그 정도로 만족한다.

베란다 문 밖, 배를 깔고 누워있을 때의 우유는 이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존재다. 그 옆 화분 사이에는 방금 외출했다가 돌아온 츄츄가 있다. 둘은 함께 나를 본다. 서로의 눈을 맞추지만 별 의미는 없는 것 같다. 그나마 고양이들이 나를 보고 멀리 도망가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리 셋은 뭔가 통하는 존재가 된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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