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는 저 끈을 어디서 주워왔을까? 우유는 끈을 한참 쳐다보다가 손으로 들었다가 끈을 들고 사람처럼 서기까지 했다. 문을 열면 멈출까봐 베란다 유리창 너머로 우유의 그런 모습을 관찰했다. 우유는 활발하고 장난끼가 많은 고양이임에 틀림없다.
어느 비오는 날 아침에 우유의 발은 집 밖으로 나와 있었다. 나는 문을 열어 그런 우유를 유심히 봤다. 그래도 가만히 있었다. 나에게 좀 적응이 된 건가?
우유는 사람이었다면 꽤 재밌는 아이였을 것 같다. 우유는 아침이면 집안에서 일부러 발을 빼고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혹시나 내가 집안에 있는 자신을 모르고 지나쳐서 밥을 안 줄까봐 조바심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언제쯤 우유와 더 많이 친해질 수 있을지. 하지만 나와 친해지지 않더라도 건강히 잘 자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