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출근으로 인해 고양이들의 밥 먹는 시간이 빨라졌다. 내가 문을 열기 전부터 고양이들은 베란다 너머 어른거렸다. 나는 이전보다 이른 시간에 사료를 주었다.
츄츄와 우유는 아침저녁 베란다를 떠나지 않았다. 나는 고앙이들에게 잘 먹고 잘 자고 있어, 하고 한 마디 건네며 물과 사료를 그득 채웠다.
그러다가 비닐집안에 있던 끈을 보고 흠칫 놀랐다. 뱀은 아니겠지? 고양이들이 비닐집안에서 끈을 가지고 놀다가 깔고 앉아버린 것 같았다.
다음 날 아침, 많이 추웠던가보다. 둘은 꼭 붙어있었다.
문을 여니 고양이들이 비닐집에서 나왔다.
뒤늦게 나오는 우유는 비닐집 입구에 여유있게 앞발을 뻗어 기지개를 켰다.
밥먹고 난 뒤 우유는 검은집 속에 들어가 또 잤다. 츄츄는 우유에 가려 안 보였다. 집안에 꼭꼭 숨었다.
우유의 자는 모습이 부러웠다. 세상 걱정없이 잠을 청하는 모습! 딸은 학교가며 고양이들이 부럽다고 했다. 나도 부럽다.
우유야, 잘 자거라. 오늘 낮에는 해가 떠야할텐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