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우유는 어딘가에서 인기척이 들리면 한참 바라보고 섰다. 특히 강아지 소리가 나면 소리가 나는 쪽을 응시했다.
바람이 불어 비닐이 날아간 날도 얼마나 태연한지. 다행히 방석은 안 날아갔다. 바람이 부는 것은 별로 신경쓰이지 않았던지 우유는 그 위에 누워 나를 게슴츠레 쳐다보았다. 츄츄는 검은 집 안에서 잠이 깊이 들었다. 베란다 문을 연 것도 모른 채 잠을 자고 있었다.
우유의 재주는 날마다 늘어났다. 이제 화분을 넘어다니기까지. 저 화분 안에는 겨울을 이겨낸 딸기 모종이 심어져 있었다. 우유가 보기엔 화분이 만만했던가보다. 그러곤 자신을 쳐다보는 나를 또 봤다. 화분이라도 떨어졌다면 나에게 단단히 야단을 맞았을텐데.
츄츄와 우유는 어느새 봄볕을 쬐러 베란다 밖을 나갔다. 언제 돌아오려나. 베란다 밖을 나가서도 우유는 또 나를 봤다. 나는 마음속으로 말해주었다. 잘 놀다가 집에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