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츄는 어딜 다녀왔을까? 오랜만에 돌아온 츄츄는 사료를 가득가득 먹었다. 안 본 사이 먹성이 좋아졌다. 그러곤 다리를 모으고 한참 잤다.
우유와 츄츄가 한 집에 있는 모습도 오랜만에 보았다. 하지만 이제 츄츄도 우유에게 츄르를 양보하지 않았다. 사료가 있으면 먼저 먹었다. 츄츄에게서 야생의 느낌이 물씬 났다.
날씨가 더워지자 마룻바닥으로 나왔다. 바닥 가운데 누웠다가 햇살이 강하면 화분 아래 그늘로 가곤 했다.
고양이가 있어서 화분관리를 제때 못해 화분이 엉망이다. 이제 정리를 좀 해야겠다.
화분보다 고양이가 우선이 되어버렸다. 앞베란다 화분에는 잡초가 무성하다. 하지만 나는 퇴근하고 돌아와 나를 기다리는 고양이들을 보며 위로를 받는다. 고양이들이 나를 기다린 건지 의심스럽긴 하지만 아니어도 상관없다. 고양이들이 나무판 위에 다리를 뻗고 누워만 있는 모습만 봐도 하루의 피로가 조금 씻긴다. 내가 누군가에게 편안한 안식처 하나가 되는구나.
나는 퇴근을 하면 다시 그릇에 사료를 담고 물을 담고 츄르를 얹어준다. 기다렸다는 듯 우유와 츄츄가 번쩍 일어나서 다가온다. 찔레장미 사이로 보이는 우유와 츄츄의 눈빛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