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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비닐

by 그린토마토

츄츄와 우유의 앞에 비닐이 버티고 섰다. 아파트 전체 도색작업이 시작되면서 베란다에 페인트가 묻는 걸 방지하기 위해 엉성하게나마 비닐을 덮었다. 츄츄와 우유에겐 낯설고 어색한 풍경일 뿐이었다.

츄츄와 우유는 처음엔 비닐에 겁을 먹는 것 같았지만 요령껏 비날 아래에서 먹이를 먹거나 비를 피했다.

비닐 사이로 고개를 삐죽 내밀었다. 비닐 아래 먹이를 용케 찾아먹었다.

한 며칠 비닐이 있다가 사라졌다. 빗물도 다 마르고 다시 앞베란다는 원래 모습을 찾았다. 우유와 츄츄는 좀 살만한지 집 위에도 올라가고 바닥에서 배를 깔고 잠도 잤다.

화분 사이로 숨었다가 나왔다가 숨바꼭질을 하기도 했다.

츄츄와 우유는 여유롭다가도 밥 먹을 시간이면 또 걸음이 빨라진다. 츄츄와 우유가 배불리 먹고 또 평화로운 한 때를 보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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