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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밤 May 01. 2022

혼자노는기록 #37 , 홈요가하기



혼자노는기록 #37 홈요가하기



오후 3시 탕비실 로투스 과자 한 움큼 가져오기 , 퇴근길 동네 찹쌀꽈배기 2천원어치 사기, 

자기 전 아로마램프에 로즈마리오일 8방울 떨어뜨리기... 


방전된 에너지를 충전하는 소소한 나만의 지침들이다.


집근처에서 1년여 동안 다녔던 필라테스 학원이 이사를 가면서 

다른 운동을 알아보기 귀찮은 김에 홈요가를 했다.


그날그날 감당 가능한 수준의 동작을 선택해 얻는 큰 고통없는 개운함, 

공간과 시간에서 자유롭다는 사실이 주는 편안함들에서 충전되고 있다고 느꼈다.


나의 방전을 막아줄 지침을 또 하나 찾은 것이다.

창문을 활짝 열고, 인센스 스틱에 불을 붙이면 바람에 실려 

코끝에 비 내린 숲이 생각나는 향기가 머문다.


유튜브를 유랑해 나와 호흡이 맞는 왕초보용 릴랙싱요가 영상의 재생버튼을 누르고

Asmr처럼 조곤조곤한 선생님의 음성에 따라 동작을 시작한다.


굽은 어깨를 활짝펴고 안 쓰던 근육들을 쭈욱쭈욱 늘리면 

으어어어 시원하다 소리가 입밖으로 절로 튀어나온다.


<할수있는 만큼만하세요.>

라는 영상 속 강사님의 말에 큰 힘을 얻는다.

못따라가는 게 어디 요가 동작 하나뿐일까?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스스로 되뇌이며 발끝에 택도 없이 못미치는 손끝을 버둥거리다가 잠깐 쉰다.

어딘가에 미치지 못했다는 실패감보다는 당장의 한계를 인정하고 

무리하지 않는 현명함을 칭찬하면서 말이다.


30분요가영상이 끝나면 인센스스틱도 모두 재가 되어 받침대에 떨어진다.

방안 가득 부드러운 나무 탄내가 넘실대고

찌뿌둥했던 어깨가 한결 시원해지니 마음도 슬쩍 가뿐해진다



tip)

- 요가매트 nbr 12mm 12,000원

- 지음요가 : 릴랙스 요가 30분 유튜브 영상

- 레인포레스트 HEM 인센스 스틱 : 2,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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