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소성(可塑性)이란 무엇인가? 허락할 가(可), 흙 빚을 소(塑) 성질 성(성). '흙으로 빚어지는 것처럼 되는 성질' 정도로 한자를 풀이하면 좋을까? 영어로는 무엇일까? 가소성(Plasticity). '플라스틱'이라는 글씨가 보인다. Plastic이라는 물질은 열이나 압력에 의해 성형할 수 있는 유기물 기반 고분자 물질이라고 화학 백과사전에 정의가 되어 있다. 즉 '성형할 수 있는 물질'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해외에 나가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성형수술(Plastic surgery)'에 관련된 이야기다. 실제로 구글에서 'Plastic surgery'라고 검색하면 자동 완성 검색어에는 'in korea'가 따라왔으니 말이다. 그때는 플라스틱이라는 물질과 성형이 무슨 의미인가 하고 골똘하게 생각해봤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Plastic은 '성형 가능하다.'라는 말이 내포되어 있다. 'Plaster'라는 영어단어는 '석고 반죽'을 의미하니까 말이다.
쉽게 말하면 '가소성'이란 외부적으로 힘을 주어 물체를 변형 켰을 때, 그 물체를 제거한 뒤에도 그 변형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을 말한다. 이 '가소성'이라는 성질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바로 '뇌'이다. '뇌 과학'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되는 '뇌의 가소성'이라는 표현은 아마 대략적으로 의미를 이해하면서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어떤 자극을 뇌에 주었을 때, 뇌에서 장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 것 '뇌의 가소성'이라고 말한다. 미치 성형수술(Plastic surgery)처럼 외부적 자극을 통해 모양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1960년 대까지의 연구에서 뇌는 유아기와 어린 시절에만 변화를 하다가 20대가 되는 성인 이후부터는 물리적 구조가 대부분 변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뇌는 성인이 되고 난 뒤부터도 꾸준히 변화한다는 것을 최근 연구 결과에서 밝혀졌다. 인간의 뇌는 약 860억 개의 뉴런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뉴런은 서로 경로를 재구성하고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내며, 어떤 경우에는 새 뉴런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고 있다. 우리는 성장기에 모든 정신적 성장을 멈추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의 뇌는 매 순간을 학습하며 새로운 자극과 경험에 의해 꾸준하게 변해오고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결국 내가 살아온 날에 의한 '성형'에 의해 충분히 뇌 구조가 변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간지각 능력이 보통사람보다 특수하게 뛰어난 택시 운전기사나 치매에 걸린다 하더라도 계산 능력은 뛰어나다는 은퇴한 회계사까지, 우리가 '뇌의 가소성'이라고 말하는 부분은 언제든지 증명할 수 있다.
우리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분기별로 시험을 치르던 학창 시절과 같이 매 순간을 학습한다. 시험을 치르진 않지만, 누군가는 삶의 경험에서 진보하는 방향으로 뇌의 진화를 이루어내고 누군가는 삶의 경험에서 퇴보하는 방향으로 뇌의 진화를 이루어낸다. 그런 일은 이미 어제도 일어났고 오늘도 일어나고 있으며, 틀림없이 내일도 일어날 것이다. 매 순간의 학습은 우리의 뇌를 변화시키고 그렇게 변화된 뇌는 우리의 선택과 행동을 결정하며 인생을 바꾸어 나간다. '가난'은 학습된다. 가난은 환경에 의한 스트레스로 뇌의 구조를 변화시킨다. 그런 외부적인 자극은 기억력이나 사고력, 언어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미국 심리학회 연구에 따르면 가난한 아이들은 부자 아이들보다 스트레스에 취약했으며 가난할수록 학습과 인지 능력이 떨어지고 우울증이나 반사회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서는 유복한 가정의 아이가 가난한 아이에 비해 대뇌피질 면적이 6%나 넓었다. 이들은 기억력 집중력 사고력, 언어능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냈다.
30년 간, 피아노를 치던 사람이 어느 날부터 회계사로 일한다는 것은 엄청난 뇌의 저항을 가져올 것이다. 농사를 짓던 사람이 갑자기 사무직 업무를 하는 것도 그렇다. 우리의 뇌는 쓰던 방향으로 충분히 변화된다. 적어 보이지만 이는 꾸준하게 일어나며 매일, 매시간, 매분, 매초를 가리지 않고 일어난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경험을 하는지는 우리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어낸다. 앞서 말한 '부'와 '뇌'의 관계는 '부자'가 되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부자'의 '뇌'는 '가난한 자'의 뇌와는 분명하게 다르며 그것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학습'에 의한 것이고 그 학습은 분명히 '스스로' 정한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꽤 오래된 다큐멘터리이다. '님 프로젝트'라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다. '인간에 의해 실험된 특별한 침팬지'라는 이름을 붙여 나온 이 다큐멘터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 내가 느낀바와는 다르다. 관련 내용은 나의 저서인 '앞으로 더 잘 될 거야'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다. 이 실험은 영장류의 언어 습득 능력에 대해 확인하기 위한 프로젝트였고, 여기에 하버트 테라스 교수는 침팬지를 인간과 똑같은 환경에서 자라도록 하기 위해 이 '님'이라는 침팬지를 인간 가족에 입양시켰다. 침팬지 님은 결국 인간과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천재 침팬지로 길러졌다.
천재 침팬지로 키우기는 꾸준한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 가령, 한 선을 지나가면 간식이 나오는 방에서 놓인 침팬지는 우연하게 어떤 선을 지날 때마다 간식이 나온다는 사실을 학습한다. 그리고 스스로 그것을 깨닫고 난 뒤에는 간식이 필요할 때마다 선을 지나다니며 간식을 얻었다. 그 뒤로 방을 바꾸어 선이 살아지고 커다란 버튼을 누르면 간식이 나오는 방으로 옮겨진다. 침팬지는 우연하게 커다란 버튼을 눌렀다. 그런 우연한 행동에서 다시 간식이 나온다는 사실을 학습한 침팬지는 자신이 필요한 적절한 시기에 버튼을 눌러 간식을 받아갔다. 그렇게 꾸준하게 한 단계, 와 다음 단계로 학습의 환경을 바꾸던 침팬지는 간단한 수학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지능이 있는 친팬지로 길러졌다.
환경은 분명하게 우리를 바꾼다. 바뀐 우리는 우리에 맞는 환경을 만들어낸다. 다시 그 환경이 우리를 만들고 우리는 다시 환경을 만든다. 순환의 영원한 순환의 고리라는 '뫼비우스의 띠' 속으로 걸어간 우리는 수동적으로 내 눈앞에 깔려있는 레일(Rail)을 따라 달려 나가기만 한다. 그 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어 '또 다른 세상'으로 나아갈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바보 같은 '뇌'로 학습되길 반복한다. 하루가, 일주일이, 한 달이, 1년 그리고 수십 년이 그렇게 학습되면 그 환경은 자녀에게 물려주고 자는 환경에 의해 변화된 뇌를 가지며 그 뇌는 다시 환경을 만들어낸다. 그 순환의 고리를 끊어 내는 것은 바로 '오늘의 나'의 역량이다.
꾸준하게 읽고 공부하며 가난해지려고 혹은 게을러지려는 나의 뇌에 커다란 쇠망치를 두들겨 뇌의 모양을 단련시켜야 한다. 커다란 무쇠도 수 백 번을 두드리면 조금씩 모양이 변해간다. 굳어 있는 머리에 꾸준한 자극을 주어 뇌의 모양을 변화시키고 나면 어떠한 외부적 충격에도 끄떡없는 단단한 '뇌'가 탄생한다.
"Let's go invent tomorrow rather than worrying about what happened yesterday"
어제의 일에 걱정 말고 내일을 만들어가자!
이는 긍정의 화신이라는 스티브 잡스가 한 말이다.
"적극적인 언어를 사용하라. 부정적인 언어는 복 나가는 언어다"
이는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말이다
"여러분은 자기 장래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사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의 장래는 밝고 기쁘고 행복뿐이지 어려움이나 슬픔, 고독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 또한 긍정왕이라는 현대 정주영 회장의 말이다.
왜, 방송인 유재석은 '말하는 대로' 된다고 했나.
왜, 배우 엄정화는 '상상하면 이루어진다'라고 했나.
왜, 기업인 일론 머스크는 '상상한 대로 이루어진다'라고 했나
왜, 오프라 윈프리는 매일 하루 '감사일기'를 작성하는가.
왜, 빌 게이츠는 아침마다 "왠지 오늘은 나에게 큰 행운이 생길 것 같다"라는 주문을 외우는 습관을 갖고 있는가
왜, 워런 버핏은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일을 반복하고 있는가
왜 그들은 단 한순간도 '부자'가 되려고 하지 않았지만, 부자가 되어 있는가.
그들이 긍정주의자인지 아닌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발언보다는 부정적인 말을 더 많이 했다. 하지만 그들이 불같이 화를 내며 부정적인 말을 내뱉은 이유는 '못한다'라고 말하거나 실패라고 하는 두려움에 쌓여 있는 직원들을 바라보면서 이지, 그가 바라보는 비전과 인생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 않았다.
그들의 습관?
긍정적인 생각.
미래에 대한 확신.
과거에 대한 믿음.
꾸준한 독서와 기록.
오늘 하루, 나의 뇌는 무엇을 학습했고 무엇을 경험했다. 그리고 그 학습과 경험은 나를 어떻게 변화시켰고 이 변화는 앞으로의 내일과 내일모레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내가 타고 있는 뫼비우스 띠를 벗어나 새로운 궤도의 뫼비우스 띠로 갈아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