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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들과 떠나는 사이판 여행기

레나 투어만 믿고 따라오세요~~

by Lena Cho

나는 항공사 직원이라는 이유로 해외여행을

많이 다니면서도 가족들과는 많이 같이 다니지

못해서 늘 아쉬웠는데 갑자기 제주항공에서

사이판 특가 항공권을 발견하면서 급하게 사이판

가족 여행을 가기로 했다, 원래는 나 포함해서

언니 두 명과 해서 이렇게 셋이 조촐히 떠나는

여행이었는데 갑자기 언니들이 각자 딸린

조카들도 데려가고 싶다고 해서 나까지 총 6명이

되었다.


이렇게 인원이 늘어나게 되면 숙소도 2개를

잡아야 하고, 렌트도 좀 더 큰 차를 알아봐야

하는데, 이 6명을 패키지여행이 아닌 오롯이 내

혼자서 비행기표부터 숙소는 물론이거니와

교통편이며 온갖 일정을 잡아야 했고, 언니들은

해외여행도 낯선 데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떠나는

해외여행도 처음이라서 온갖 것들을 책임 지고

짜야했다.


심지어 조카가 고등학생이라 학교에 내는

현장체험 계획서까지 써주고 언니들 면세점

쇼핑까지 다년간의 경험으로 살뜰히 도와줬다..;


이 정도면 회사에 있을게 아니라 당장 여행사를

하나 차려야 할 거 같은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인지 심히 고민을 해봐야 할 듯싶다.


아무튼 언니들은 모든 걸 나한테 위임(?)했고,

내가 시작한 거니 자주 떠나지 못하는 언니들과

조카들을 위해 나도 좀 더 알차고 즐거운 여행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기로 했다.


사실 나 혼자 떠나는 여행은 준비랄 것도 없이

호텔만 예약하고 떠나는 스타일이라 이렇게

열심히 여행 준비를 한 적은 나한테도 처음이다.


그 덕에 사이판에 있는 동안 일정이 너무 타이트

하다고 언니들한테 컴플레인(?)도 받았지만,

그땐 오롯이 우리 가족끼리 자유롭게 떠날

생각과 언니들이 즐거워할 생각에 힘들지

않게 만발의(?) 준비를 했다.


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사이판 정보를 알아봤고,

되도록이면 수수료 없이 현지 호텔과 메일을

주고받아가며 예약이 필요한 식당과 렌터카,

호텔 픽업 셔틀버스까지 예약했다.

대신 맛집 정보는 조카들이 알아보기로 했다.


경비를 줄이고자 항공사 마일리지가 있는 언니

두 명과 조카 두 명은 아시아나항공으로 가고,

나와 또 다른 조카 한 명은 제주항공 특가를 끊어

가기로 했다.

물론 나는 세금 정도만 내면 아시아나항공을 탈

수 있지만 조카를 혼자 보내기도 좀 그렇고, 당시

아시아나 항공과 가격차이도 많이 나서 나와

조카는 따로 제주항공 특가 항공권을 사기로

것이다, 또 항공사 직원 티켓이란 것이 항상

대기후 좌석이 있어야만 탑승이 가능한 거라서,

혹시라도 여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사는 게

낫겠다 싶기도 한 것이다.


다행히 두 항공사가 시간 차이도 많이 나지 않아

크게 불편함은 없었는데 언니들이 먼저 출발하는

것에 대해 약간 불안해했지만 무사히

이미그레이션만 통과하고 공항 앞에서 만나는

걸로 하고 언니들은 먼저 출발하고, 나는 퇴근을

하고 좀 더 늦은 비행기로 조카와 단둘이

출발하기로 했다.


사이판은 공항이 작아서 공항에서 우리 일행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공항 밖에서 캐리어를

하나씩 손에 쥐고 앉아 기다리는 언니들을

금방 발견할 수 있었고, 미리 나와있던 호텔

셔틀버스 기사분을 만나 편하게 호텔로 갈 수

있었다.


도착 시간이 새벽이다 보니 공항 주변과

도로는 칠흑같이 어두운 상태였고 그런 길을 좀

달리다 보니 바다 바로 앞 호텔에 금세 도착할 수

있었다.


이제부턴 진짜 가이드에, 총무 플러스 알파로

가족들의 통역까지 담당해야 해서 나의 짧은

영어로 인해 약간 긴장이 되긴 했지만 호텔

직원들은 친절하고 빠르게 우릴 방으로

안내해 주었다.

호텔은 시내와 좀 떨어진 곳에 있었지만 가격에

비해 컨디션이 좋아서 있는 동안 언니들과 편히

지낼 수 있었다.


야외수영장에, 바로 앞이 비치여서 멋진 노을도

볼 수 있었고 근처에 사이판에서 가장 큰 마켓도

있어서 있는 동안 생수에 맥주 과일은 원 없이

사다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무료로 하루에 몇 번씩 다운타운으로

가는 셔틀버스도 있어 오히려 저렴한 가격에

한적하게 머물 수 있는 이곳이 좋았다.


새벽 4시쯤 도착해서 간단히 씻고 조금 눈을

붙인 뒤에 아침 10시쯤 기상을 시키고 레나

투어의 첫 번째 일정을 시작했다.


첫날이라 우린 시내로 나가 밥을 먹고 필요한

것들도 사고 그 주변을 둘러보는 일정이라

첫날은 크게 부담 없이 보내기로 했다.


모두가 예상하겠지만 5월의 사이판의 날씨는

이렇게 좋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하고, 습기는 없지만 태양은 그늘

없인 잠시 서있기 힘들 정도로 강렬했다.


우린 미리 알아봐 둔 곳을 찾아가서 만족할

만한 식사를 했고, 여행사를 찾아가 다음날과

그다음 날에 있을 마나가하 섬 투어와 사이판

가면 모두가 간다는 여행지를 하루에 둘러볼 수

있는 데이투어를 예약했다.


모든 게 낯설었지만 6명이나 있으니 겁날 것도

없이 걸어서 자유롭게 다녔다. 그리고 사이판

시내가 워낙 작아서 걸어서 웬만한 곳은 다 갈

수 있었다.


거기다 어린 조카들이 있다 보니 낯선 곳인데도

길을 아주 잘 찾아다녀 나의 짐을 덜 수 있어

큰 위안이 되었다.


다음날 마나가하 섬에 가기로 해서 섬에서 먹을

도시락도 사고, 저녁도 먹고 호텔로 돌아와

마트에서 사 온 맥주와 멜론으로 바닷가에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사이판에 있는 동안 우린 1일 1 멜론을 먹었다,

그래서 늘 뜻하지 않게 마트만 가면 근력운동을

해야 했다, 생수에 1인 1 멜론에 맥주까지

양손이 모자랄 정도였다..;


사이판에서 맞는 두 번째 날도 찬란한 햇살이

어서 우릴 마나가하 섬으로 가라고 재촉이라도

하듯 강렬하게 비췄고 우린 이날을 위해

서울에서부터 챙겨 온 그늘막 텐트와 어제

산 초밥 초밥에 마트에서 산 과일과 맥주까지

살뜰히 짐을 쌌다.


거기에다 떠나기 전 초밥이 상할까 봐 호텔에서

얼음까지 얻어 챙겼다, 호텔에서 얼음을

넉넉하게 챙겨줘서 뜨거운 햇살에도 나름

신선한 초밥을 먹을 수 있었다. 이런

치밀함이란~


예약한 투어에서 우릴 호텔에서 선착장까지

바래다주고, 픽업까지 해줘서 가는데 큰

불편함은 없었다. 픽업 차량은 정시에 우릴

데리러 왔고, 다행히 우리 일행이 많다 보니

우리 가족만 이동할 수 있어 좋았다.


도착한 마나가하 섬은 좋을지 알았지만, 더

좋았다. 처음 배에서 내렸을 땐 섬이 너무 작아서

살짝 당황은 했지만 해변가에 자릴 잡고

바닷가로 몇 걸음만 들어가도 바로 열대어를

볼 수 있었고, 산호빛 바다와 잔잔한 파도에

하얀 모래사장은 하루 종일 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좋았다.

잊지 못할 아름다운 마나가하 섬

그래서 우린 진짜 바다 말고 아무것도 없는

섬에서 고립될 뻔했다.

사연 인즉은 언니가 시간을 한국시간으로

잘못 봐서 우린 스노클링을 한 뒤, 섬도 한 번

둘러보고 갈 생각이었는데 한창 스노클링 중에

좀 있다 마지막 배가 출발한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놀라 부랴부랴 물에서 나와 빠르게 텐트를

걷은 뒤 간신히 배에 탈 수 있었다.


아무튼 우린 무사히 배에 탄 뒤 잠시 배안에서

눈을 붙이고 나서 아침에 탔던 기사분을 만나

호텔로 돌아왔다.


섬을 여유 있게 둘리 보지 못한 게 아쉬워

코비드 19가 끝나면 꼭 다시 한번 언니들과

사이판 여행을 가고 싶다.


우린 호텔 도착 후 각자 재정비(?)를 하고

호텔 셔틀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 맛있는

저녁도 먹고 각자 선물도 사고 맥주도 한 잔

하면서 두 번째 날도 섬에서 약간의 소동이

있었지만 알차게 마무리했다.


셋째 날도 투어가 있어, 아침부터 픽업차량이

우릴 데리러 왔다, 한국인 아주머니 셨는데

아이들 때문에 사이판으로 이민을 오셨다는

아주머니께선 타국에서 사는 이런저런 경험담을

들려주시고, 다니는 동안 언니들과 얘기도 많이

하고 사진도 찍어주시고 덕분에 마음 편하게

둘러볼 수 있어 좋았다.

열대과일 스타푸르트
새섬 Bird Island

넷째 날인 마지막 날은 새벽에 출발해야 해서

호텔 레이트 체크아웃을 예약하고 오전에

렌터카를 받아 자유롭게 관광을 한 뒤에 그 차로

공항까지 가서 반납까지 하는 스케줄이었다.


예약한 렌터카는 호텔에서 받기로 했고,

정시에 호텔 주차장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와서,

언니가 운전을 할 거라서 언니와 함께 내려가

차를 살펴본 뒤 몇 가지 서명을 하고 받았다.

차는 인피니티로 넓고 깨끗했다.


우린 받은 차에 올라타 찍어둔 몇 곳을 가기로

했는데, 내비게이션을 켜긴 했지만 초행길이

익숙지 않아 목적지를 가면서도 이 길이 맞나?

하는 의심을 하며 가면서도 길을 잘 못 들면 잘못

든 대로 아무 데나 내려 사진을 찍고 즐겼다,

오히려 이게 이번 여행에서 더 기억에 남는

부분인 거 같다.

차도 별로 없고, 외곽으론 거의 도로에서 차를

보는 게 어려울 정도여서 그냥 편히 다니기에

편했다.


이렇게 한적한 곳을 둘러본 뒤 호텔로 돌아와,

잠시 쉬고 나서 조카들은 호텔에서 수영을

한다고 해서 자매 셋이서만 다시 렌터카를 타고

해안도로를 더 둘러보기로 했다, 사이판의

해변가를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바닷가 근처에

있는 아무 리조트도 들려 카텍 일도 한 잔 마시고

또 가다 도로 근처 나무 밑에서 사진도 백만 장

찍고 챙겨 온 맥주도 마시면서 나름 사이판에서

가장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물론 운전하는

언니는 술을 못 마셔 약간 불평을 했지만

말이다...

해피아워 타임에 방문해 반값으로 음료를 먹을 수 있었다.

밤에는 다 같이 별이 쏟아진다는 곳을

찾아갔는데 진짜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너무 무서웠는데 관광객들이

한 둘씩 오면서 놀란 마음을 좀 진정시킨 뒤 각자

포토타임을 가진 뒤 호텔로 돌아와 짐 정리를

한 뒤 늦은 새벽 비행기를 타기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칠흙같이 어두운 하늘에 별빛이 아름다웠던 사이판

공항 가는 길이 너무 어둡고 너무 시골길(?)

이어서 좀 헤매느라 걱정은 했지만 우린 무사히

도착해서 차도 반납하고 언니들이 먼저 출발하고

남은 조카와 나도 체크인을 한 뒤 게이트 앞에서

탑승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조카가 자긴

안 잘 거라고 나보고 자라고 해서 잠이 들었는데

조카까지 잠이 들어 탑승수속까지 마친 승객 두

명이 나타나지 않자 항공사 직원분이 우릴

찾아서 깨워 마지막으로 탑승을 할 수 있었다.


놀란 가슴을 뒤로하고 어떻게 된 거냐고

조카한테 묻자 조카도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고...너도 피곤 할 수 밖에...


하긴 아침부터 하루 종일 수영에다 별빛투어까지

한 사람이 새벽 3시까지 깨어 있기엔 무리일 수

있겠다 싶었고, 이렇게 무사히 비행기도 탔으니

됐다 싶은 마음과 함께 피곤함을 무기 삼아

LCC 항공사의 좁은 일반석에서도 우린 바로

잠이 든 채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렇게 우린 먼저 인천공항에 도착한 언니들과

만나 간단히 아침을 먹은 뒤, 각자 집으로 가면서

대단원의 레나 투어가 마무리되었다, 피곤했지만

즐거웠던 여행으로 모두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 마음이 닿았는지 언니들과 조카들도 이때

얘기를 종종 한다, 그리고 이 여행 이후 언니들과

LA 여행도 함께 다녀왔다.

여행 중에 패키지로 라스베가스와, 그랜드

캐니언까지 말이다.


마지막으로 좀 더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

마나가하 섬에 갈 땐 꼭 긴팔과 긴바지의

래시가드와, 그리고 잘 벗겨지지 않는 아쿠아

슈즈를 챙겨 가시라고 조언도 해주고 싶다,

물속에 거친 화산석 바위들 때문에 피부가

긁히기 쉽기 때문이다.


경험에서 나온 사려 깊은 첨언을 끝으로

피곤했지만 정말 즐거웠던 사이판 여행기를

이만 마칩니다^^


마나가하섬 안 가면 사이판 가나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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