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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에서 캘리포니아 날씨를 느끼다~

삿포로 넌 일본 다른 도시와 좀 다르구나!

by Lena Cho

사실 한한령이 있기 전에는 여행은 가고 싶고,

시간이 없을 땐 짧게 일본을 여러 번 다녀왔었다.

오사카, 도쿄, 후쿠오카는 물론이거니와

삿포르, 나고야, 오키나와, 시즈오카, 아사히카와까지...

어느 곳은 2~3번 다녀왔을 것이다.


한국 사람들에게 일본은 남다른 감정이

있을 수 있고, 그 정도의 차이가 각자 다르겠지만

내가 간 일본은 그냥 관광지 정도의 생각,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이젠 큰일이 있기

전에는 일본은 안 갈 거 같다.


아무튼 그때 나에게 일본은 그냥 시간 없을 때

여행기분 내기 좋은 장소로 여행은 가고 싶고

시간은 없을 때 편하게 갔던 곳이 일본이었던 것이다.


우선 나의 여러 글에 밝혀 왔듯이 나는 날씨

성애자이다, 근데 별생각 없이 갔던 삿포르의

7월 중순 날씨가 정말 쾌적하고, 하늘은 어찌나

맑은지 근거리(?)에 있는 7월의 한국의 찌는

듯한 여름과는 사뭇 달라 처음엔 약간 당황도 했다.

비행기로 한국에서 삿포로까진 약 3시간 정도

걸린다.

사실 삿포로가 북쪽으로 있어 약간 선선하다란

글은 어디서 본거 같긴 한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한낮에는 태양이 뜨겁긴 했지만 습하지

않아서 그늘에 있으면 선선하니 좋았다.


그리고 그리 큰 도시는 아닌 거 같은데 언듯 보면

일본 같지 않은 느낌도 좋았다.

옛날에 러시아의 침략을 받아 그렇다고 하는데

이국적이기도 하고, 다른 도쿄나 오사카에 비해

덜 복잡하고, 깨끗하고 조용한 이곳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천천히 이곳저곳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더욱이 시기를 잘 맞춰 오면 오타루와 라벤더

, 이 두 곳 만 가도 여행 기분 내기엔 충분할

같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위에 두 곳을 보러

삿포로를 찾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겨울의 눈꽃 축제를 보기 위해 많이들 간다고

들었지만 나는 겨울엔 가보지 못했고, 5월과

7월에 한 번씩 가봤다.


5월엔 삿포로 벚꽃이 이쁘다 하여 왔는데 나는

시기를 잘 맞추지 못하고 와서 예쁜 벚꽃은 보지

못했지만, 한국에서 벚꽃 시기를 놓쳤을 때

이곳이 좀 늦게 벚꽃이 피니 와볼 만한데,

내가 5월 초쯤 갔을 땐 벚꽃이 이미 지고

있었으니 4월 말쯤 가면 예쁜 벚꽃을 볼 수

있을 거 같다.

5월 8일

나는 삿포로역에서 비에이라는 역까지 기차로

가서 라벤더 팜을 가기 위해서 외국의

트롤리버스를 여러 칸 묶어 논 거처럼 나무로

만든 열차로 갈아탔다, 이 열차는 라벤더 축제

기간 동안만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거 같았다.


열차는 양쪽 창문 방향으로 벤치처럼 의자가

나란히 나있고, 창문 없이 바람을 그대로

맞으면서 가는 관광 열차이다.

일찍 타지 않으면 자리가 없어 서서 가야 할 수도

있으니 미리미리 가서 기다리는 게 좋을 거 같다.


내가 갔을 땐 날씨가 정말 좋아서 열차에서 맞는

바람과 햇볕을 그대로 맞을 수 있어 좋았고,

가는 동안 삿포로의 여러 곳을 유리막 없이

그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좋았다.

멀리서 초록빛 산등성이 중간에 보랏빛 색이

드려진 곳이 보인다, 그러고 얼마 후 열차를 내려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으로 따라 걸어가는데 그

거리가 약간 좀 됐었지만 한 번 걸어가기에 그리

힘들 정도는 아니었다.

7월말 방문

입구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참 많았고, 차를 갖고

오면 근거리에 주차장도 있었는데 주차장이 그리

커 보이진 않았다.


외국 관광객들도 많았지만 가족단위로 온 일본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일본 내에서도 이 시기에

많이 찾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산비탈 중간에 만들어진 라벤더 팜은 그리 크진

않았지만 '에게 이게 모야' 할 정도는 아니었고,

잘 관리가 되어있어 아무데서나 사진을 찍어도

화보 같았다. 라벤더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산

위로 올라갈수록 양귀비와 안개꽃도 곱게 피어

있었다.


꽃집이 아닌 야생에서 핀 아름들이 안개꽃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난 맨 위쪽으로 올라가

알록달록 핀 꽃들을 바라보는 것이 좋아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 한참을 바라보다 왔다.

라벤더 팜 밑에는 휴게소 같은 곳이 있어 선물을

사거나 음식도 사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삿포로 특산품인 감자나 멜론, 옥수수, 라벤더

등으로 만든 특산품이 많았지만 비쌌다; 난

옥수수와 우유를 사서 먹었는데 여행지에서

먹어서 그런지 정말 맛은 좋았다.

열차 시간이 되어가 좀 서둘어 돌아갔는데,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열차다 보니 딱히 역은

아니고 논밭 한가운데, 푯말만 덩그러니 있는

열차길 옆에서 땡 빚을 맞으며 기다려야 했다.

내가 줄을 서고 나서 몇 분이 지나자 줄은 길게

밭두렁을 가득 메웠다.


삿포로로 돌아와 간단히 저녁을 먹고 숙소에서

그날 백만 장 찍은 사진을 정리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휴대폰이

사진으로 폭파(?)될 수도 있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안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길을 물어보면,

정말 친절하게 참 길을 잘 알려준다.


더욱이 마음으로 진심 느껴졌던 일은 내가

삿포로에서 오타루를 가느라 기차를 타고 내려

걸어가는데 길이 좀 멀고 초행길에 이 길이 맞나

싶어 아이를 업고 가는 젊은 아주머니께 길을

물어봤는데, 저쪽 방향이 맞는 거 같다고

하시면서 길을 알려줘서, 나도 그 방향이 맞는 거

같아 한 참 걸어가고 있는데 , 아주머니께선 다시

나에게 달려와 그 길이 맞다고 확신을 주고

돌아가는 거였다.


그 아주머니는 일본어도 못하고, 그냥 길에서

마주친 외국인을 부를 방법이 없으니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지고 거기에 아이까지 어부 챈

달려와 내가 다른 길로 가지 않도록 확신을

주려했던 것이다, 아주머니 정말 감사합니다;


내가 감사하단 말을 몇 번이나 하자 수줍은

미소만 남긴 채 뒤돌아가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나도 저렇게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나에겐 이런

것들이 여행을 통해서 얻는 큰 배움인 거 같다,

낯선 곳에서 느끼는 이런 따뜻한 여운이 더

깊고 길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찾아간 오타루는 삿포로 여느 곳보다

사람이 많았다, 여긴 진짜 관광지답게 중국에서

온 단체관광객들도 많았다.


여기 오면 누구나 간다는 오르골 박물관은

정말 다양한 오르골 제품이 많았다, 나는 나름

미니멈 라이프를 추구하기에 이런 자잘한

제품들은 사지 않기로 해서 대충 둘러본 뒤 오타루

운하가 있는 곳으로 갔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인지 그냥 강인지 운하도 있고 멀리 보이는

산과 강이 보이는 멋진 뷰와 맑은 날씨로 한 번은

오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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