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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불암감이랑 동거를 하고 있다
08화
전화영어를 하다가 친구가 되어 가는 중입니다...
by
Lena Cho
Sep 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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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영어회화를 9개월째 하고 있다,
이제 9월이 돼서, 종강도 얼마 남지 않았다...
어제 튜터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나의
영어실력에 대해 얘기를 했다.
아직 많이 연습이 필요하지만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뭐 튜터 입장에선 내 질문에
이 정도로 말할 수밖에 없고, 내가 나날이
발전하는 게 그녀의 커리어에도 좋긴 하겠지만
내가 생각했을 땐 그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전화로 20분씩 그것도 퇴근길 운전 중에 잠깐
하는 통화가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외에 내가 따로 영어 공부를
하지도
않았으니
실력이 일취월장하지 않는 건
어쩜 당연한 일일테니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튜터와 좀 더
어려운 주제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가령 너 그거 알아?'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를
방출했데...'등... 이런 얘기를 쉬운 단어로
풀어 얘기하면서 나의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점점 감소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어디 가서 이런 주제로 영어로
말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9개월동안 매주 주 3회씩 통화를 하다 보니,
튜터와 수강생으로 전화로만 만나는 건데도
우리는 많이 친근해졌고, 튜터는 늘 20분인
수업시간을 넘겨 전화를 끊는다...
그녀는 20분이 지났는지도 모르고 통화를
하다가 3~4분이 더 지난 후에 얼른 전화를
끊곤 했다. 나도 그렇게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르고 서로 통화를
하곤 했다.
사실 처음에는
서로가
그렇지 않았다, 매우
비즈니스적인 관계로 그녀는 수업이 시간이
약간
모자라다란 느낌으로 통화를 하다가
수업 종료 시간이 되자마자 끊곤 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수업 시간은
늘 오버가 되기
일쑤였고, 그녀가 수업 후에
남겨주는 메시지도
길어지기
시작했다.
운전때문에 그런거라고 하기엔 너무 엉망징창인 나의 표현력;;
늘 내 실력에 비해 과분한 COMMENT를 남겨주는 튜터 SO LOVELY
직접적으로 '우리 친구 하자'란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일상을 나누는 친구가
된 거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나는 퇴근 후에 그녀와 하는
통화가 즐거워지기
시작했고, 회사에서
좋지 않은 일이 있으면 그녀와 얘기를 나누며
위로를 받기도 하고, 그녀도 그런 얘기를
하면 내가 위로를 해주기도 했다.
통화에서도 그녀가 나와하는 통화가
그리 일처럼 느끼면서 하는 거 같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처음에는
나도
전화가 올 때쯤 되면,
오늘은 그냥 바쁘다고 하고 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친구랑 통화를 하다가
수업을 놓치기도 했다.
고작 20분 통화데도
매~~~ 우 귀찮았다...
어제도 통화를 하면서 서로 유튜브
시청시간에 대해 얘기를 하면서
서로 유튜브 보는 시간을 좀 줄여보자라고
깔깔되면서 이야기하다가 이야기를
마무리를 지었다.
생각해 보니 혼자 사는 내가,
회사에선
업무적으로 필요한 말 외에는 거의
말을 하지 않으니
내가 이렇게 평일에 깔깔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나의 영어회화 실력이 월등히
발전하진 않았지만
답답한 퇴근길에 좋은
동반자가
되어 주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keyword
전화영어회화
퇴근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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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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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산책과 두 번의 빨래
08
전화영어를 하다가 친구가 되어 가는 중입니다...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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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다녀오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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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na Cho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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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개엄마(23년11월에 유기견이었던 토리 입양) 성심성의껏 돌볼며 행복하게 살기~ 쉬운 말로 솔직한 저의 이야기가 브런치와 함께 역사를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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