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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다녀오셨나요?

걸어서 세계 속으로 1

by Lena Cho

'내일 뭐 해?' '응, 출근이라는 걸 해...'

'그런데 나 오늘 새벽에 뉴욕에서 도착했어...'

나는 그렇게 한국에 새벽에 도착을 한 뒤

그다음 날 바로 출근을 하는 일정이었다,

당일 바로 출근하지 않는 것도 감사하지만...

특히 시차가 있는 장거리 미국에서 도착 후

바로 다음날 출근을 하는 건 역시 부담이다.

사실 출근은 뭘 안 해도 다음날 출근은

...... 부담이다.


뉴욕에 도착한 날을 포함해서 4일을

있었다, 그런데 귀국하는 날 하루 빼고

모두 비가 왔다... 심지어는 뉴욕에

100년 만에 있는 홍수라고 한다...

뉴욕에서도 긴급문자는 잘 온다..근데 귀찮아

추석연휴 6일 동안 뉴욕을 다녀오면서

벌어진 일이다... 출발할 땐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13시간 반 만에 도착을

했고, 귀국할 땐 15시간의 비행시간이

걸렸다. 이게 비행기 기종에 따라

비행시간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비행기 진행 방향의 맞바람이냐,

역풍이냐에 따라서 비행시간이 많이

좌우된다고 한다.

에어버스350, 좌석은 3-3-3배열

연휴인만큼 만석인 비행기 안에서

장거리 비행을 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거기다 짧은

일정을 소화하고, 귀국하는 날

15시간의 비행시간을 이코노미석에서

버티는 건... 정말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무엇보단 귀국할 땐 예전의 장거리

비행기를 탔을 때보다 역대급으로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가만히 있어도 온몸이 욱신거려 3~4시간을

작은 의자에 앉아서 온몸을 비틀며,

고생을 했다.


다행히도 옆자리에 어린이는 비행기를

타자마자 그 옆좌석의 아빠 어깨 쪽으로

곯아떨어졌고, 갈 땐 세 자리 중 가운데

낀 자리였는데 귀국 시엔 맨 앞 좌석 자리라서

그나마 다행이긴 했지만 좁은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 거 자체가 쉽지 않았다.


아픈 무릎은 원래 가만히 있으면,

별 통증은 없었는데, 비행기 좌석에선

가만히 앉아 있어도 무릎이 늘어나는

거처럼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다리를 폈다, 구부렸다,

쪼그렸다가를 반복해 봐도 통증이 줄어

들지 않아 연신 피곤한 몸으로

무릎을 주무르다 보니 그나마

조금 통증이 가시긴 했지만 이번엔

어깨가 아팠다... 소름...;;


그냥 내 생각에 통증의 원인이 평소보다

많이 걸은 면도 있지만, 기압 차 때문인가

싶을 정도로 기내에서 무릎통증이 심해서

그땐 다신 비행기를 타지 못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실 4일 동안 나는 거의 평소의 3~4배는

걸었던 거 같다. 길치인 내가 첫날은

현지 적응도 안 된 상태에서 호텔로 돌아오는

길을 헤매다 거의 18000보를 걸었다,,,

토스가 한국날짜와 미국날짜를 헷갈리나보다...

역시 첫날부터 너무 무리였다,

거기다 비까지 와서 다리가 불편한

내가 걷기에는 노면이 미끄러워서

평소의 에너지의 2~3배는 더 들었다.

그나마도 비가 주룩주룩 쏟아질 땐,

실내에서 잠시 비를 피하고, 잔잔하게

내릴 땐 챙겨간 waterproof점퍼를

입고는 우산 없이 다녔다.


첫날 공항에 도착해서 뭘 써서 내는 것도

없이, 이미그레이션 통과 시 젊은 남자

직원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호텔이름

물어본 게 다였고, 내가 호텔 이름을

얘기하면서 바우처를 꺼내려고

주섬주섬 가방을 뒤지려고 하자

됐다는 손짓으로 나가라고 했다.

내 속마음 '나도 귀찮았는데 고마워'

이렇게 이미그레이션 통과는 싱겁게(?)

끝났다.


그렇게 짐을 찾고 이미그레이션을 빠져

나온 후 다리도 불편한 내가 택시 따위도

미리 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택시안내

라인을 따라 공항 맨 끝 택시 오피스에 가서

다운타운까지 요금을 물으니 82달러라고 한다.

나는 그들이 뭔가 요금을 얘기하면 All together인지를

물었다, 그렇지 않으면 관광객인 나에게

뭔가를 추가로 더 내라고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여행지에선 웬만하면 뭔가를 하기

전에 금액을 확실하게 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수많은 호구의 경험을 통해서 얻는 결과이다...

하지만 역시 팁은 뺀 가격이고 뉴욕 최저

팁이 18%부터 시작한다고 하니 나는

97달러 정도를 줄 것이고 내가 원달러

1350원에 환전을 했으니 131000원 정도

택시값을 지불하겠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약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고, 기사는 동남아시아인처럼 보였는데 집에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는 거처럼 운전을

거의 곡예 운전을 하듯이 신경질적으로 뉴욕의

막히는 도로를 내달렸다, 진짜 여기서 내 목숨이

최소 5년은 단축 됐을 것이다, 심지어는

횡단보도에 사람이 건너고 있는데도 일절

양보 없이 사람보단 우선으로 달렸다.


우리나라는 횡단보도 앞에서는 한치

움직임도 없이 서있던 상황이다 보니 적응이

안 됐다.

그런데 며칠 있다 보니 사람들도 무단횡단이

습관(?)처럼 보였다, '습관성 무단횡단'...

그래서 차들도 그렇게 사람보다 우선

건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모든 사람, 모든 차가 그렇진 않았지만

내가 있는 동안 본 결과는 많은 사람들과

차들이 그랬다.


내가 뉴욕에 며칠 있는 동안 나는 다리가

아파서 좀 먼 거리는 우버를 불러 택시를 타고

다녔는데, 첫날 만났던 기사 외에도 모든

기사들이 곡예 운전을 했고, 도로는 시간상관없이

엄청 밀렸고 역시 어느 누구 하나 양보 하는

사람도, 차도 없었다, 거기다 클랙슨은 어찌나

울려 되는지 정말 저 정도면 '치료를 받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거기에 비하면 나의 서울에서 출. 퇴근 운전은

양반이었다. 진심으로.. 차를 어떻게 갖고

다니나 싶을 정도로 뉴욕에서 운전을 매일

한다면 매일 목숨이 5년씩 단축될 거 같았다...


아무튼 호텔에 좀 일찍 도착했고, 심지어

나의 호텔 체크인 시간은 오후 4시였는데

내가 도착한 시간이 1시 반쯤 이였는데도

감사하게도 체크인을 허락해 주었다.

나의 호텔은 타임스퀘어에서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약간 벗어난 곳이어서 그나마

쌌으나, 1박에 50만 원 정도 했다, 동남에서

1박에 50만 원이면 고급 리조트 정도급

컨디션이나 이곳 뉴욕의 나의 호텔은

모텔인가? 싶을 정도의 컨디션이었다.

호텔, 나가기 전..

어쨌든 다리가 불편한 나는 거리도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이 호텔을 예약을 했고,

뭐 말하면 입 아프지만 호텔 사이트의

사진보다 훨~씬 오래되어 보였다...;;

그렇지만 괘... 괜찮아라고 애써 위로를

한 뒤 호텔에 더 있으면 내가 바로 침대에

누워 버릴 거 같아 대충 씻고 밖으로

나오니, 정말 사람 반, 차반이었다..

도착 첫날부터 비다...

내가 도착한 날이 한국은 연휴지만, 미국은

평일 대낮이었지만 사람과 차가 너무 많았다...

거기다 시도 때도 없이 하수구에선 무슨

스팀이 그렇게 올라오는 건지...,

하수구 시설이 열악해서 그렇다고는 하는데,

이것 또한 진풍경(?)이다... 거기다 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 때문에 다니다 보면

목이 칼칼하게 아플 정도였다...


하지만 또 하나의 복병은 클랙슨

못지않은 엠뷸런스나,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이다... 뭐 당연히 급한 일이 있으면

울려야 하는 소리이지만 잦아도 너무 잦고,

나처럼 처음 도착해서 그전날까지 출근하고

도착한 시간이 한국 새벽 12~1시쯤인

사람이 바로 감당하기엔 잘 적응이 잘

되지 않을 정도의 소음이었다..;

날씨 때문에 문닫은 스타벅스
도로에서 스팀이 여기저기서 막 올라옴 SF영화 같아..;

그래도 나는 프로 트래블러이니. 내 갈길을

간다, 나의 첫 번째 도착 장소는 브라이언

파크와 그 옆에 있는 뉴욕 공립 도서관,

그다음엔 Moma 미술관이었다.

앤디워홀, Campbell's soups cans 1962.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우측은 모네 그림

뉴욕은 거리가 바둑판 배열이라서 나처럼 길치인

사람이 길을 찾기가 싶다, 미리 인터넷

로밍을 한 상태라서 구글 맵을 켜고 가면

길 찾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그래도 헤매는

나는 정말 나 자신한테 탄식이 나올 정도이다.


첫 번째 일정은 호텔에서 거의 직선

도로를 가면 되는 거였기 때문에 헤매지

않고 갈 수 있었고, 평일 낮인데도 공원에

사람이 많았다, 나는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공원에서 라떼 한 잔을 시켰다.

뉴욕에선 커피를 주문하면 우유 형태를

물었기에 나는 커피를 주문할 때마다 뒤에

우유 형태를 붙여 얘기를 해주었다...

이 문장만 거의 네이티브 정도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커피를 많이 마셨다...

'Can I have a small hot Latte with

regular milk?'


아무튼 커피 한 잔을 들고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니 여기가 뉴욕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공원은 아주 큰 공원은

아니었지만, 도심 속에서 나 같은 사람이

휴식을 취하기엔 아주 좋았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앉으니 여기저기서 들리는

영어로 나누는 대화소리가 내가 한국이

아닌 외국에 와있음을 실감 나게 만들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바쁜 회사 일정으로

연휴를 앞두고 번아웃이 올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다가 이렇게 회사와

뚝 떨어져 나만의 시간 속에 홀로 앉아

있으니 뭔가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마침 비도 오지 않아서 나는 적당히 공원에서

비행기의 좁은 공간에서 쌓인 피로를

조금이나마 풀 수 있었다.


하지만 들고 있는 커피값이 나의 사색을

좀 방해하긴 했다...;;그들에겐 어떨지

모르겠지만 1350원인 요즘 고환율에 환전을

한 나에겐 거의 커피 한 잔이 8000원

정도였고, 스타벅스 카푸치노

그란데 사이즈 한 잔이 9500원 정도였다.

거기다 어느 지점에선 자리에 앉으려면

1달러를 추가 결제해야 했고, 그래야

화장실도 이용할 수 있었다. 어쨌든

스타벅스는 여행자에게 휴대폰

충전도 하고, 화장실도 이용하고,

잠시 쉬 어 갈 수 있는 쉼터가 되어

어디서든 스타벅스가 보이면 반가웠다.

Waiting Cho ,tax뺀 스타벅스 가격
뉴욕타임스점(?) 스타벅스


브라이언 파크
곳곳에 책도 있어 시간이 많으면 오래 있어도 좋겠다.

이곳에서 여유 있게 좀 더 쉬고

싶었지만 나는 걸음이 느린 관계로

더 쉬다 보면 박물관이나, 도서관 문 닫는

시간 때문에 MOMA 뮤지엄을 못 갈 거 같아

뉴욕 공립 도서관을 먼저 갔다.

뉴욕 공립 도서관
여기 앉아서 잠시 하버드 갈 생각 하며 쉬고 왔다.

감사하게도 도서관 1층엔 무료 화장실이

개방되어 있었고, 사람들이 꽤 많았다.

도서관에서 가장 유명한 스터티 룸(?)은

예약을 해야지만 잠시 투어로 구경을

할 수 있는데 내가 간 시간은 투어 일정이

모두 끝난 시간이라 나는 허락된 곳만

둘러볼 수 있었고, 어느 열람실에 잠시 앉아

있는데도 이곳에서 공부하면 하버드

정도는 쉽게 갈 수 있을 거 같단 생각이

들었지만, 그건 그냥 생각이란 걸

알기에 잠시 아픈 다리를 위해 앉아

있다가 나와서 뮤지엄으로 발길을

옮겼다.


모마 뮤지엄은 생각보단 도서관이랑

내 걸음으로 가기엔 약간 무리가 있었지만,

지하철을 타러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느니 걸어가는 게 낫겠다 싶어

약 1km 조금 넘는 거리를 걸어서 가는

동안 비가 흩날리긴 했지만 많이

쏟아지진 않았다, 뮤지엄에 도착해서

입장료를 내려고 하니 립세션에 앉아 있는

젊은 여자분이 원래 성인 한 명 입장료가

25달러인데, 14달러인 학생요금으로

티켓을 끊어 주었다... 이렇게 여행지에선

생각지 못하게 좋은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내가 진짜 학생처럼 보였을 일은 아마도

없었을 거 같긴 하지만 말이다...


나는 시간이 많지 않고, 예술에 조예가

그리 깊지도 않으면서 무엇보다 오면서

많은 에너지를 썼기 때문에 4-5층 정도만

둘러보기로 했다, 먼저 4층에서 이름 모를

전심품을 돌러본 뒤 바로 5층에서 고흐와

모네의 그림을 마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곳 뮤지엄에 앤디 워홀의 캔그림(?)

앞에 사람들이 많았다... 뮤지엄을 나오려고

하니 비가 많이 쏟아지고 있어

나는 1층 로비에 앉아서 다리도 쉴 겸 좀

앉아있었는데, 5시 반이 클로즈업

시간이라 나가라는 방송이 나왔다.

과일가게,내가 산 건 모두 만족
미국느낌 나는 식당
영수증, 그래서 얼마라는 겨...;;

나는 뮤지엄을 나와서 호텔로 가는 길에

적당한 음식점을 발견하고, 사람이

그리 많지도, 적지도 않은 음식점에서

맥주 한 잔과 점심 겸, 저녁 겸으로 배를 채운뒤,

호텔로 오는 길에 마트에서 사과와

복숭아를 10알 정도 사서 왔다.

작은 복숭아 5알, 사과 5알 정도 해서

11달러를 줬으니 한국에 비해 그리 비싼 편은

아니었고, 이것을 한 두 알 씻어

호텔에서 먹으니 좋았다. 날이 좋은

날은 사과 한 알을 씻어 센트럴파크에

가서 먹으니 마치 현지인이 된듯한 기분도

들어서 더 좋았다. 그리고 나는 마트에서

과일과 함께 맥주도 한 캔 사고 싶었는데,

마트가 꽤 큰 거에 비해 술을 팔지

않았다. 외국에 가면 이렇게 술을

따로 파는 곳이 많아서 나처럼 애주가(?)

들은 불편할 때가 종종 있어 지나가다

술 파는 곳이 보이면 맥주 한 캔 정도는

사서 넣고 다니는 수고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목마르면 마셔도 되니 말이다.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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