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수국의 기능 혹은 역할 ; 수국은 철저한 조연이다. 화려하지 않고 너른 폭만 있는 행주치마처럼. 이런 들러리 수국을 당당한 주연으로 잘 사용한 예시는 배우 심은하다. 화려한 아름다움의 절정이 될 수도 있는 웨딩에 심은하는 수수하다 못해 심플하기까지 한 하얀 수국만을 부케로 사용했다. 연예인이기에 수많은 장치들을 사용해 봤던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도 될 것이고 어떻게 해야 자신의 아름다움이 더 돋보이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이다. 혼자 결정을 했든, 전문가의 말을 들었든. 참 똑똑한 사람 같다.
그래서 수국은 '자리를 메꾸거나 배경이 되거나' 다. 어디에나 있지만 그 어디에도 없는 것과 같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기능을 덧붙인다면 '수틀' 같은 기능도 있다.
동네 입구 한자리 차지한 너른 느티나무 같은 수국에 두세 송이의 한들거리는 예쁜이들을 꽂는 거다. 이렇게 하면 네 송이에 해당되는 더 넓어질 부피를 포기하는 대신에 새로운 질감과 색감을 가진 한 송이가 생긴다. 프렌치 스타일을 하는 쥔장이 그 비싼 학원에서 배운 것 중에 제일로 꼽는 기법이기도 하고 학원의 주인을 천재라고 부르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4. 관리법.
수국의 '수'는 물 수자를 쓴다. 웨딩 알바를 할 때 매일 하루 두 번씩 빠뜨리지 않고 했던 일이 텅 빈 웨딩 홀에 이미 전시된 하얀 수국들의 얼굴에 물을 분무하는 것이었다. 수국이라는 꽃은 뿌리가 달려있든 잘라낸 후 어딘가에 담겨 있건 무조건 눈 마주칠 때마다 물을 분무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수국이 드라이가 되지는 않는다. 화이트, 핑크, 보라의 단색 계열은 색 이쁜 것으로 만족을 해야 하고 수국 앞에 '앤틱'이라는 이름이 붙은 초록 잎의 질감이 더해진 것들이 드라이가 된다. 그것도 매우 잘.
5. 표현할 때 주의점 ; 생각 없이 다른 꽃들을 덧붙여 작품을 만들면 풍성함과 한 끗 차이인 둔해 보이는 꽃이 되고 만다. 옆에서 당신 꽃이 배 나온 개구리가 되기 일보 직전이라고 말해 줘도 초심자는 모른다. 차라리 수국 하나만 예쁘게 포장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6. 염색 수국; 요즘 꽃시장에 염색 수국이 있다. 염료를 섞은 물에 꽃을 담가 그 색깔을 줄기가 빨아들이게 하는 방법이 아니라 수국 페이스에 직접 염료를 분사하는 방식이다. 자연색과 비교가 안되게 색감이 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