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수국 2-1

by 블루라벤더

2년 동안 살았던 뉴질랜드 집 정원에는 여러 꽃과 나무들이 있었다. 주먹보다 작았지만 따먹었던 배는 꿀맛이었고 나무 창틀 바로 아래에는 부추 같은 잎 사이사이, 손톱만 한 작은 흰 꽃들이 널려 있었다. 그리고 정원 담벼락의 반은 차지하고 있었던 크고 우람한 나무에는 쟁반만 한 수국들이 이제 막 쏟아질 듯 달려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존재감 없던 그 잘잘한 꽃들이 한국에서는 인기 폭발인 한 줌에 십만 원도 넘는 은방울꽃이었고 큰 나무에 달려있던 파란 수국도 흰 꽃만큼은 아니어도 역시 비싼 꽃이었다. 소매가격을 따지면 몇 백에 다다를 것들이 사는 집 안에 펼쳐져 있었던 건데 내 관심은 온통 뭐 먹을 거 없나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다못해 색종이 자르는 가위로 널려 있는 수국 줄기 하나 잘라 물컵에 꽂을 만도 했는데. 그때의 나는 플로리스트가 된 지금 시점에서 보면 이미 주렁주렁 겹겹이 목이 휘게 걸려있던 귀한 진주를 알지 못하고 꿀꿀거리기만 했던 돼지였던 셈이다.


1. 수국의 꽃.


흔히 알고 있는 수국은 꽃이 아니다. 잎이 변형된 거다. 당연하게도 암술 수술이 없어서 그냥 폼만 있는 거다. 진짜 꽃을 보호하는 차원도 있고 너무 하찮은 크기의 꽃 대신 부피를 확장시켜 멀리서도 더 많은 곤충들의 이목을 끄는 간판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 수국은 꽃 시장에서 만지고 쓰다듬어 신선도를 측정할 수 있는 드문 꽃이다. - 그래도 사장님 안색은 살피면서 만져야 한다.-


경력이 20년도 넘었다는 내 꽃 선생님 중 한 분은 수국을 고를 때 꽃 시장 사장님과 자신만의 치열한 눈치싸움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생긋 웃으면서 그 비법은 밝히지 않았었다.


나도 나만의 비법이 있다. 물론 만졌을 때 생선 비늘같이 까슬한 것을 고르기도 하고 푸른 잎이 마르지 않은 것을 보기도 하지만 제일 확실한 것은 이 폼만 있는 꽃잎 안에 숨어 있는 진짜 꽃의 신선도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2. 수국의 종류


많이 보는 수국 외에도 겹수국이 있고 가위로 오린 듯이 예쁜 별 수국 그리고 장미 수국, 나비 수국, 목수국 등이 있다. 또 이름은 알지 못하나 다육이와 비슷한 질감의 수국도 본 적이 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꽃 시장에 있는 수국처럼 생긴 것 들 중에 수국 아닌 것들도 있다는 거다. 그것도 물 올림이 무쟈게 좋지 않은(잘 시든다는 뜻의 전문용어). 나비 수국과 흡사하게 생긴 백당나무와 목수국과 비슷하게 생긴 불두화가 그것이다. 잎을 봤을 때 그 끝이 장미잎같이 뾰족 뾰족하지만 전체적으로 하트형의 깻잎같이 생겼으면 범의귓과 수국. 정확하게 삼지창은 아니지만 그래도 세 갈레로 갈라졌으면 수국과 전혀 다른 인동과다.(2편에 계속됩니다. )



수국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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