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꽃만 보면 긴장을 한다. 가끔 참고하는 내 꽃 교과서에 줄기가 무르다고 설명이 되어 있다. 아니다. 굵고 단단하다. 알바할 때 이 꽃 정리하다가 손 베었다. 일주일을 쉬어야 했을 정도로.
광주를 순우리말로 하면 빛고을이 되듯이 스토크를 이르는 다른 이름은 '비단향 꽃무'다. 무성의해 보이는 영어보다 고급 진 무광의 실크를 연상시키는 조금 긴 이름이 훨씬 예쁘다. 향기까지 진하다고 하는데 비염인인 쥔장은 잘 맡아지지 않는다. 색깔과 볼륨감이 확실해서 멀고 먼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부터 주로 가든 장식으로 인기가 있었단다.
십자화과의 한 종류. 녹십자 마크처럼 크기와 모양이 동일한 4개의 꽃잎이 얄짤없이 정사각형으로 피어서 붙여진 이름일 거다. 브로콜리, 양배추, 꽃양배추, 냉이 등이 같은 과에 있다. 유통되는 꽃으로는 냉이 종류인 이베리스와 유채꽃이 있다. 사진을 찾아보니 몸에 좋은 브로컬리가 꽃도 예뻤다.
슈퍼에서 사 먹는 채소와 한 가족이니 줄기와 잎을 정리할 때 양배추와 비슷한 냄새가 난다. 마가렛을 다듬으면 같은 과인 쑥갓 냄새가 나는 것처럼. 줄기는 딱 브로콜리 밑동 같은 경도를 지녔다. 내 손가락 잡아먹을 정도로는 딱딱하면서 화병 속에서는 질기지 못해 물을 쉽게 탁하게 한다. 화병 꽂이를 했다면 그냥 매일 물을 교체해 주어야 한다.
홑꽃과 겹꽃이 있는데 겹꽃이 더 비싸고 훨씬 더 풍성하다. 스토크가 꽃 장식에서 가지는 의의 중 제일 첫 번째 조항은 우아한 볼륨감이다. 단 한 가지 꽃, 단 한 가지의 칼라로 풍성한 다발을 원하는 경우, 이 스토크를 추천한다. 가격이 합리적이고 10가지 정도의 다양한 칼라가 있고 무엇보다 모양 딱 잡혀 있는 튼실한 가지에 꽃들이 풍성히 박혀있어서 꽃다발이 밉게 나오기가 어렵다.
참고로 알바했던 웨딩홀은 항상 이 꽃으로 테이블을 장식했었다. 한 테이블만 보면 조금 심심하나 싶어도 장식을 끝낸 홀을 전체적으로 보면 그지없이 세련되고 우아해 보였다. 마치 오스카 드라렌타의 타프타로 만든 칵테일 미니드레스 처럼.
관리법; 총상화서. 원추형의 가지에 밑에서부터 꽃이 핀다. 이 말은 밑에서 시들기 시작하는 꽃을 제거해 주어야 아직 개화하지 않은 맨 꼭대기의 꽃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굳이 가위를 쓰지 않아도 손으로 톡 하고 꺾으면 쉽게 정리가 된다.
TMI; 초록창의 어느 설명에는 프랑스 남자들이 이 꽃을 모자에 꽂고 다니면 '나는 지금 이상형의 여자와 연애중입니다. 행복합니다'라는 뜻이란다. 쩝. 4년을 살았지만 그런 남자 단 한 번도 못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