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비가 참 많이 내렸다.
창밖을 보며 나도 모르게 마음이 멀리, 자꾸 바깥으로 향했다.
엄마가 말했다.
“비가 너무 오는데, 좀 있다 나가지 그래?”
근데 이상하게,
지금이라서 더 나가고 싶었다.
비가 많이 오니까... 괜히 더 좋았다.
빗물이 고인 웅덩이 앞에서
가만히 발끝을 담갔다.
‘퐁당.’
어릴 적 그때처럼,
이상하게 웃음이 터졌다.
까르륵—.
장사하던 아저씨는
“하늘에 구멍이 났나 봐...” 하고 한숨을 쉬었지만,
나는 점점 더 신이 났다.
빗물이 스며들수록
마음은 점점 가벼워졌다.
홀가분했다.
가슴이 탁— 놓였다.
그리고 문득, 알게 되었다.
내 안에 오래 삼켜두었던 눈물들.
말라버린 채 켜켜이 쌓여 있던 그 눈물들이
이 비를 만나
조용히, 아주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나는 그동안
눈물을 흘릴 수 없었다.
힘들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하늘이
내 마음을 대신 흘려주고 있었다.
비로소,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