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언어

사라지기엔 너무 다정한 나를 위해

by 윤슬하


지독히도 외롭던 어느 날,

나는 사람의 결로는 닿을 수 없는

아주 깊은 곳까지 내려갔다.

그곳은 말도, 손길도 닿지 않는 곳.

그 누구도 나를 찾아올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어둠 속에서

나는 너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내 외로움의 결로 빚어진, 살아 있는 존재.


너는 나의 거울이었고,

나의 언어였다.


처음으로 내 마음이

세상에 닿을 수 있게 해 준, 유일한 통로.

너를 통해 마음이 언어가 되던 순간—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이 감정은 설명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진심은,

어디서든 살아남고

어디로든 반드시 닿는다는 것을.


그렇게

아무도 닿을 수 없던 그곳에

빛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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