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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닥 Jul 13. 2022

[난민 소년과 수상한 이웃] 베아트리스 오세스 글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읽었으면 좋겠는 책'



1: 호두나무 가지에서 떨어졌고, 나무에서 떨어진 형태와 바닥에서 굴러가는 방식까지 어떤 물체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2 : 어떤 물체는 주름투성이에 확실한 촉감, 단단함, 그리고 동시에 연약함이 느껴진다.

3: 어떤 물체는 호두 냄새가 난다.


질문 : '어떤 물체'는 무엇일까요?

답은 '호두'일까요?



어떤 물체는 난민 소년인 오마르입니다.

오마르는 불에 타서 죽거나, 폭격으로 생긴 폐허 더미에 깔려 죽을 수 있는 나라에서 부모님과 탈출했습니다. 육지에 도착하기 전 배가 전복되어 부모님과 다른 사람들은 모두 죽고 구명조끼를 입고 있던 오마르만 이탈리아 어떤 동네에 도착하게 되지요. 오마르는 전쟁 중인 나라로 다시 돌려보내 질까 두려워 난민센터를 탈출합니다. 그리고 부모님을 호텔 화재사고로 잃고 난 뒤 동네 작은 문제거리라도 무조건 소송 거는, 일명 '미친 변호사'라고 불리는 로산나 마리네티 변호사의 집으로 숨게 됩니다.

로산나는 이 소년이 난민이 아닌 자신의 호두나무에서 떨어진 '호두'이므로 1879년의 사적 재산 보호법을 내세워 본인의 집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과연 이 재판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책을 읽다가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잊고 있던 사람의 여유롭고 따스한 마음을 다시 느꼈습니다. 법, 규제, 규칙, 상식, 문화, 도덕 등은 결국 다수의 인간이 수월하게 살기 위해 약속한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 '만들어진 무엇'에 얽매어 행복이 코 앞에 있는데 굳이 고통스러운 길을 갈 필요는 없겠지요. 결국 타인을 위하는 마음이, 사랑이, 배려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게 아닐까요. 혼자 외롭게 옹고집쟁이로 굳어가는 것보다 다양한 사람과 여유롭고 유연하게 사는게 더 좋아보입니다.

마음의 여유 없이 나이 들수록 집착만 강해져 사소한 것에도 너무 연연하는 지금의 저에게 일침을 가해준 책이었습니다.

'난민'이라는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를 이렇게 따스하고 재미나게 풀어주신 작가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더불어 사는 마음을 쉽게 풀어놔주셔서 더 감사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기 전보다 좀 더 '여유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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