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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효설 Aug 15. 2023

D+23. 디지털 디톡스

이놈의 트위터, 시작을 말았어야...

 https://youtu.be/XKG92sjj4QE


 또다시 트위터를 킨다. SNS 끊기란 정말 어렵다. 이따금 이벤트처럼 디지털 디톡스-아마 ‘도둑맞은 집중력’ 같은 책을 읽고-라며 SNS 어플을 지우거나 스마트폰을 잠가보지만 그때뿐이다. 하루 종일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잠깐 화면을 끄더라도 그사이에 알람이 오지 않을까 궁금한 삶. 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 되는데……. 

 문제는 스마트폰을 하는 동안에도 발생한다. 전자책을 읽다가도 SNS를 키고, SNS를 하다가도 유튜브를 킨다. 화면전환은 쉽고 빠르게 이루어진다. 화면전환만큼 나의 눈도, 손가락도 빠르게 움직인다. 집중력이 채 5분을 못 간다. 이상한 건 종이책을 읽거나 태블릿으로 전자책을 읽을 때보다 스마트폰으로 읽을 때 훨씬 집중이 안 된다는 점이다. 나는 이게 화면전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도둑맞은 집중력’을 포함한 여러 책을 읽어보았지만, 디지털 디톡스에 큰 도움이 되진 않았다. 다만 여러 정보를 알 수 있었다. 우리의 뇌는 멀티플레이를 못 한다는 점, 그래서 화면전환에 뇌가 적응한 것 같아도 실제로는 적응하지 못했다는 게 책이 알려준 해답이었다. 내가 만약 내 뇌라면 벌써 파업했다. 이 일을 시작한 지 5분도 안 돼서 저 일을 시켜대는데 버틸 수 있을까?

 책을 덮고 유튜브를 켰다. 스마트폰 중독을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찾는 상황이라니, 아이러니했지만 꾹 참았다. 그리고 찾은 것이 앞서 링크를 올린 저 영상이다. 영상에서 교수님은 ‘스마트폰 대신 책 한 권 들고 다니기 국민운동’을 제안한다. 이게 무슨 소릴까 싶어 영상에 집중하다 무릎 대신 머리를 쳤다. 정답은 과거의 나에게 있었다. 내 아동기엔 아직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지하철에서 신문이나 책을 읽었다. 나는 어딜 가나 책을 들고 다니는 아이였고, 화장실까지 들고 가는 것을 빼먹지 않았다. 그때가 가장 아이디어가 넘치고 머리가 좋았던 이유는 단순히 어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정답은 ‘책’에 있었다! 정확히는 ‘종이책’!

 교수님은 ‘스마트폰을 가방에 넣고, 책을 손에 들고 다니자’라고 말씀하셨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핵심은 ‘스마트폰을 손에 들지 않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으면 한 번 더 보게 되고, 눈을 뗄 수 없게 된다. 너무 많은 나의 경험이 증거다. 또한 모두에게 이런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내 손 안의 작은 컴퓨터, 이 캐치프레이즈부터 이미 중독을 야기하고 있었다.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여러 번 머리를 (진짜로) 쳤다. 디지털 디톡스를 고민하고 있다면 이 영상을 강력 추천한다. 나는 원래 가방에 꼭 책을 넣고 다니는데, 지하철에 타서 책을 꺼내기가 귀찮아 그냥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길 반복했다. 앞으로는 스마트폰을 가방에, 책을 손에 들고 다니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사실 나는 집에서 일하니까 이동할 때보다 집에서 스마트폰을 하는 게 문제다. 침대에서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는 그 시간이 스마트폰 때문에 길어지고 있다. 아무래도 깨어나면 스마트폰을 바로 꺼버릴까 보다. 그럼 SNS를 위해서라도 컴퓨터 앞에 앉게 되니까. 앉으면 어떻게든 일하지 않을까? 내일부터 실험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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