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꼭지, 협업과 미래: 클루지(Kluge)의 인지와 사고의 전환
방구석 서평단, 서평으로 글쓰기 1년 보고서
호곤 배서연
6. 협업과 미래: 클루지(Kluge)_53
책 읽는데 7일 걸리는 내가 <클루지(Kluge)>라는 책을 단 이틀 만에 읽었다.
나만 못나고 나만 못하는 것이 아니었다. 인지하기 시작하면 변화할까?
학습법, 중요문장 표기후 내 생각을 적으면 다작 다상량이 된다. 빠르게 성장하고 싶다면 이 방식을 택해라.
-자청 송명진(PDF책, 초사고 글쓰기의 저자)
나는 보통 책 한 권 읽는데 1주일이 걸리는 사람이다. 심리학 책 중에 하나인 '클루지'라는 책은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이틀 만에 읽게 되었다. 빠르게 성장하고 싶어 심리학 책인 '클루지'라는 책을 읽을 때 맨 처음 말한 방식(중요문장 표기 후 내 생각을 적는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다. 클루지를 읽고 내 생각을 간략히 적어 보기로 했다. 앞으로 클루지라는 단어를 계속 듣게 될 것이다. 클루지라는 뜻이 궁금한 분들을 위한 설명이다.
클루지(Kluge)란? 서투른 또는 세련되지 않은 해결책, 고장 나기 쉬운 애물단지 컴퓨터
클루지는 우리의 신체뿐만 아니라 우리의 마음에도 숨어있다. 세련되지 않은 내 마음, 고장나기 쉬운 애물단지 내 마음으로 고쳐서 생각해 보기로 하자. 나는 A라고 말하고 행동하고 싶은데. 결과적으로 나는 B라고 말하고 실행해 버렸다면? 그것이 올바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자꾸 반복된다면? 어쩌면 그것이 당신 '마음의 클루지' 때문일 수도 있다. 우리는 첨단시대에 살고 있지만 내 머릿속은 아직 선사시대의 반응을 하는 일부분이 여전히 남아있다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반박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느정도는 인정을 해야 당신의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리고 그렇게 이상한 부분이 툭 튀어나올 때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면 세상이 달리 보일 것이다. 나의 바보같은 마음이 언젠가 툭 튀어나온다면 그 못난 모습은 나의 클루지였음을 인식해보자. 다시 세련된 해결책을 찾아나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신체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과 우리 마음도 그렇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몸에 결함이 있다는 것은 비교적 쉽게 받아들이지만 마음도 그렇다는 것을 받아들이기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리 인간에게 심리적인 클루지가 더 영향력이 있다는 뜻은 아닐까.
대부분의 경제학자들, 진화심리학자들과 달리, 나는 인간의 마음이 신체만큼이나 클루지라고 주장하고자 한다. 그리고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한(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를 다시 검토해야만 할 것이다.
-신체뿐만 아니라 우리 마음에도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진 울퉁불퉁한 모양의 클루지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세상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이것이 바로 생각의 역사를 뒤집는 기막힌 발견이라고 생각한다.
진화는 '잔걸음'으로 나아가는 경향이 있다.
어떤 변화가 곧바로 개선을 불러오지 않으면 유기체는(더 높은 꼭대기가 저 멀리 있더라도) 자신이 도달한 산맥의 한 지점에 머무는 경향이 있다. 앞서 언급한 클루지들(척추, 거꾸로 된 망막 등)은 바로 이렇게 제법 높기는 하지만 절대 정점에는 못 미치는 산들에 고착된 진화의 예들이다.
-진화는 대변혁이 아니라 점진적인 변화이다. 전원을 끄고 모두 뒤엎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심장이 계속 뛰어야 하는 인간이기에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클루지는 조금씩 진화한 인간에게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절대 정점에는 못 미치는 산들에 고착된 예라는 뜻은 더욱 정교하게 만들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급하게 변화해야 했거나 더욱 좋게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여건상 그렇지 못했다는 이야기이다. 앞으로 나올 '적당히 만족하기satisficing'가 그중의 하나이다.
진화는 궁극적으로 완벽의 문제가 아니다. 진화는 최근의 노벨상 수상자 허브 사이몬(Herb Simon)이 '적당히 만족하기satisficing'라 부른 것, 곧 적당히 좋은 결과를 얻는 일의 문제다. 이런 결과는 경우에 따라 아름답고 세련된 것일 수도 있고, 클루지 일 수도 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진화는 이 두 가지를 모두 낳을 수 있다. 생물의 세계에는 절묘한 측면들과 아무리 좋게 보아도 날림으로 된 측면들이 함께 존재한다. 때로는 세련됨과 서투름이 말 그대로 나란히 공존하기도 한다.
예컨대 매우 효율적인 신경세포들은 당혹스러울 정도로 비효율적인 시냅스 간격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효율적이던 전기활동이 시냅스 간격에서 덜 효율적으로 흩뿌려지는 화학물질로 변환되며, 이 화학물질을 통해 다시 열이 낭비되고 정보가 손실된다. 이와 비슷하게 척추동물의 눈은 미묘한 기제를 통해 빛의 초점을 맞추고 조명의 다양한 강도에 순응하는 등 여러 면에서 굉장히 세련된 것이다.
이렇게 눈은 대부분의 디지털카메라보다 정교하게 작동하지만, 여전히 뒤를 향해 있는 망막과 그것의 부산물인 맹점의 장애를 받고 있다. 만약 우리의 눈이 진화의 최정상에 도달한다면 이것의 작동 방식은 많은 면에서 오늘날과 비슷하겠지만, 망막은 (낙지의 경우처럼) 앞을 향해 있을 것이며, 맹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눈은 뒤를 향해 있는 망막을 전제할 때 거의 최선에 가깝다. 그러나 이것이 최선은 아니다. 이것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최정상에 뚜렷이 못 미치는 곳에서 자연이 머무는 경우를 보여주는 완벽한 예다.
-망막, 맹점, 눈이라고 하니 시상하부, 뇌하수체 등등의 단어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세상에나 우리 눈이 '신체 클루지의 대표적인 예' 라니, 우리가 보는 세상은 허점 투성이라는 걸까. 내가 믿어왔던 모든 걸 다시 뒤집어 생각해 보게 하는 부분이다.
클루지가 선사하는 독특한 기회
마음의 한계와 생각의 함정을 포착하기
이 책에서 우리는 인간의 삶에 깊이 관여하는 영역들인 기억, 신념, 선택, 언어, 행복 등을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경우에 클루지가 넘쳐난다는 것을 여러분은 보게 될 것이다.
인간은 때때로 명석한 두뇌를 자랑하기도 하지만 때때로 멍청하기도 하다. 인간은 우상 숭배에 빠지기도 하고, 인생을 망치는 약물에 중독되기도 하며, 간밤의 토크쇼에서 지껄이는 헛소리에 홀딱 넘어가기도 한다. 우리 모두는 이런 유혹에 약하다. <근육질 몸매를 뽐내는 옆집 녀석>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제롬 그룹 맨의 '박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는 바바라 터치맨의 '바보들의 행진' 같은 책들이 잘 보여주듯이 박사들, 변호사들, 세계의 지도자들도 모두 마찬가지다.
진화심리학의 대표자들은 자연선택을 통해 어떻게 훌륭한 해결책들이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많이 이야기하지만, 인간의 마음이 왜 그렇게 시종일관 오류에 빠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나는 우리의 기억이 왜 그렇게 자주 기대를 저버리는지, 우리는 왜 그렇게 자주 거짓된 것을 믿고, 참된 것을 믿지 않는지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세상이 이해되지 않을 때 클루지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이해할 수 있다. 진화의 관점에서 생겨난 신체의 클루지를 비롯해 언어에서도 수많은 클루지가 발생하고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세상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동물적인 우리의 신체와 심리는 현재에 충실할 뿐이다. 심리적인 클루지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면 우리는 못난 내 모습도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내가 바보같이 행동할 때마다 '아, 이게 나의 클루지구나'를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우리는 사고의 전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루지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진화를 거듭한 동물의 일종인 사람은 진화의 결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찌꺼기인 클루지가 발생하게 되었다. 이 찌꺼기를 버리고 새롭게 출발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다. 찌꺼기를 버린다는 것은 우리의 심장이 멈춘다는 뜻과 같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클루지를 품고 살아가야 한다. 여러 상황에서 바보 같은 내가 불쑥 튀어나온다면 그것이 바로 나의 클루지가 아닐까 생각해보자. 이렇게 신체적, 심리적인 클루지를 잘 판단하고 그에 대응한다면 우리의 삶은 좀 더 평화로워질 것이다.
클루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