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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곤 별다방 Jun 03. 2024

안경 안녕, 콘택트렌즈 안녕

ep.07 안경광학과 학생이 직접 콘택트렌즈를 착용과 제거하는 실습시간

#10. 2040년 5월 29일 화 오후 4시/현재. 경기도의 한적한 안경원/ 프랑스 안경 안


주인장

(손님이 뜸한 시간, 시원한 아이스티 한 잔을 타서 노트북 앞에 앉는다.)

요즘 안경광학과는 교과과정이 어떻게 달라졌으려나.

우리 학교 홈페이지에 한 번 들어가 볼까?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안경광학과'가 안 보인다.)

어, 안경광학과가 어디 갔지?

(학과안내에 들어가니 계열이 4가지로 나뉘어있다.)

안경광학과가 공학계열인가, 자연과학계열인가 모르겠네, 일단 눌러보자.

공학계열에는 건축과, 스마트건설토목과,

AI융합기계공학과, 소방안전과, AI드론과,

AI미래자동차과, AI융합전기과가 있네.

요즘에는 AI 들어가는 과가 많구나.

공학계열에는 없으니 안경광학과가 자연과학계열이었나.

어디 보자.

자연과학계열에 간호과가 있네.

어라, 우리 때는 간호과가 3년제였던 것 같은데 4년 제로 바뀌었구나.

보건의료관리과도 3년제, 응급구조과도 3년제네.

임상병리학과도 3년제, 외식조리제빵과는 2년 제구나.

방사선과 하고 작업치료과는 둘 다 3년제인데

2020년도 신설학과라고 소개해놨네.

이상하네, 안경광학과는 어디 갔지?

안경광학과가 인문사회계열인가?

그래, 안경광학과가 여긴 없지, 그럼 예체능계열? 여기도 없네.

무슨 일이야. 다니던 대학의 과도 없어지는구나. 나참

졸업생한테 한마디 말도 없이 과를 없애냐.

동문들하고도 연락을 자주 안 하니

없어졌다도 말해주는 친구도 없네.

선배는 알고 있었으려나,

에이 서로 바쁜데 뭘 이런 걸로 연락해.

담에 얘기해 보자.

(잠시 눈물이 고였다 사라졌다.)

그래,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지.

아, 근데 내가 왜 대학교홈페이지를 뒤졌지?

맞아, 콘택트렌즈 수업을 몇 학년때 했는지

학과과정을 보려고 했었지.

졸업증명서 아니 학적증명서를 떼 봐야 하나,

아, 인증도 받아야 할 테고 귀찮아. 2학년 때 실습한 것 같은데.


(주인장은 졸업한 안경광학과의 교과과정을 다시 살펴보려고 졸업한 대학의 홈페이지에 방문했다. 그러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학교는 남아있는데 과이름을 아무리 찾아도 없다. 졸업생들에게 아무런 연락도 없이 그렇게 할머니가 졸업한 과는 사라졌다. 대학이 남아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까. 잠시 눈물이 고였다 사라졌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안경광학과에 다니던 대학시절 콘택트렌즈 수업시간 중에는 이론수업을 한 뒤에 직접 콘택트렌즈를 착용해 보는 시간이 있었다. 의료법에 따라 안경사는 타인에게 콘택트렌즈를 착용시킬 수는 없지만 옆에서 착용하는 방법을 지도할 수는 있다. 교수님은 콘택트렌즈 착용방법을 알리기 위해서는 본인도 콘택트렌즈를 착용해 보아야 한다고 했다. 1회용 소프트 콘택트렌즈로 모든 학생이 실습했던 시간이 떠올랐다.)


안경광학과 콘택트렌즈 착용 실습실과 비슷한 풍경, https://www.pexels.com/


#11. 1997년 6월 3일 월 오전 11시/과거. 지방의 한 전문대학 안경광학과/ 실습실


콘택트렌즈학 교수(50대 남자)

이제 자리에 있는 거울 앞에서 각자 소프트 콘택트렌즈를 직접 착용해 볼 건데

그전에 콘택트렌즈의 앞 뒤 구분을 해야 합니다.

우리 앞에 준비된 렌즈는 바슈롬의 원데이 렌즈입니다.

하루 착용하고 버리는 렌즈라서 편리하게 착용할 수 있어요.

그런데 1년 착용하는 렌즈에 비해 렌즈가 얇아서

앞뒤를 구분하기 힘들 때가 있어요.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뺄 때는 항상

손을 비누로 잘 세척한 다음에 착용해야 합니다.

이때 비누는 도브처럼 미용비누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세척해도 미끌미끌한 성분이 남아있기 때문이죠.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때는 도브가 아닌

일반 비누를 사용해 세척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렌즈에 먼지가 들어가면 눈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손에 물기를 닦아서 렌즈를 왼쪽 검지 손가락에 올려둡니다.

렌즈가 깨끗한지, 뒤집히지는 않았는지 살핀 다음 착용합니다.

렌즈를 두 번째 검지 손가락에 올렸는데

콘택트렌즈 주변이 날카롭다면 뒤집힌 겁니다.

그럼 콘택트렌즈 케이스에 담긴 관리용액에 담가 렌즈를 다시 뒤집으세요.

다시 손가락에 올려보아 렌즈가

오목한 국그릇처럼 보인다면 제대로 된 겁니다.

잘 구별해 보세요.

또 하나 렌즈에 물기가 많을 때도 자꾸 렌즈가 뒤집힙니다.

살짝 털어서 물기가 많을 때는 조금 없애줍니다.

너무 세게 털면 이때 렌즈가 찢어질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이제 렌즈 앞 뒤를 잘 구별해서 손 위에 올려뒀다면

눈을 크게 떠야 합니다.

거울을 보고 눈을 크게 해서 동그란 검은 자가 모두 보이게 하면 좋습니다.

일단 눈을 크게 떴다면

왼쪽 중지 손가락으로 아래 눈꺼풀을 눈아래로 당깁니다.

오른손으로 눈썹과 함께 위 눈꺼풀을 위로 올립니다.

이때 왼쪽 검지 손가락에 올려둔 콘택트렌즈를

각막에 올려두면 렌즈가 각막에 밀착됩니다.

자, 이제 실습해 보기로 합시다.

돌아다니면서 볼 테니 잘 안 되는 학생은 질문하세요.

모두 착용한 다음에는 렌즈를 빼는 방법도 설명하겠습니다.



소프트 콘택트렌즈 뒤집힌 모습(끝이 날카롭다.) https://www.pexels.com/

안경광학과 학생인 20살 주인장

(거울 앞에서 콘택트렌즈 앞뒤를 구별한다.

교수님의 설명대로 했더니 생각보다 렌즈가 눈에 잘 붙었다.)

야, 이거 설명하신 대로 눈에 갖다 대니까 알아서 쫘악 붙는데?

신기하다.

반대쪽 왼쪽도 껴봐야지.

(눈썹이 잘 안 잡혔지만 두 번째 시도로 왼쪽 눈에도 콘택트렌즈 착용에 성공한다.)

재밌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여학생들은 콘택트렌즈를 끼려는 의지가 강해 거의 성공했지만

남학생들은 콘택트렌즈를 내가 왜 껴야 해 하는 생각으로 끼려는 의지가 약함을 발견했다.)


옆에서 낑낑대는 남학생 1

(콘택트렌즈 착용을 시도했으나 많은 실패로 눈이 빨갛게 충혈됐다.)

너무 어려운데?


20살 주인장

어때? 내가 도와줘?


남학생 1

아니, 괜찮아. 내가 해볼게.


20살 주인장

어, 눈썹까지 잡아서 올려야지.

이번에는 눈썹에 걸렸어.

렌즈 세척해야겠다.


남학생 2

(10번째 시도인데 아직도 콘택트렌즈 착용에 실패 중이다.)


20살 주인장

눈이 작은 것도 아닌데 왜 안 들어가지?

내가 도와줄게.


남학생 2

아, 오늘 끼고 말 거야.

내가 끼는데 뭐가 문제인지 봐바.


20살 주인장

그래, 천천히 해봐.

일단 손에 물기가 너무 많다.

그래서 네 손에 벌써 60%의 콘택트렌즈가 붙어있어.

손 닦고 콘택트렌즈에 올려놓을 손은 좀 건조해야 해.


남학생 2

(손을 씻고 물기를 없앤 왼쪽 검지를 내밀며) 여기에 렌즈 좀 올려줘 봐


20살 주인장

(집게로 콘택트렌즈를 들어 올려 물기를 살짝 털어 남학생 2의 손가락에 올려둔다.)


남학생 2

(눈을 벌렸는데 눈꺼풀이 바들바들 떨린다. 콘택트렌즈가 눈에 들어갈 때마다 눈을 감는다.)


20살 주인장

너무 무서워서 난리가 났네.

이거 눈에 들어가도 안 아파

소프트야 말 그대로 소프트 콘택트렌즈라고 겁먹지 마.


남학생 2

아, 눈에 뭐 들어가는 거 너무 무서워.

나 좀 도와줘.


20살 주인장

내가 네 눈을 잡아서 크게 벌려줄 테니까

네가 콘택트렌즈를 각막에 올려봐 알았지?


남학생 2

알았어, 손에 올려줘 봐.


20살 주인장

(남학생 2의 아래눈썹과 위눈썹까지 함께 올려

각막의 검은 자가 모두 보이도록 해둔다.)

자, 각막에 렌즈를 천천히 붙여봐.

다 붙이려고 하지 말고 손만 갖다 대고 가만히 있어.

그럼 렌즈가 알아서 쫘악 붙어.


남학생 2

아, 해냈다.


20살 주인장

와, 성공!

오른쪽은 착용했으니 이제 왼쪽 해봐.


남학생 2

아, 못하겠어. 10번도 넘게 했더니 이제 눈이 너무 아파.


20살 주인공

그래, 이건 집에 가서 연습해 봐.

고생했다.

야, 근데 빼는 법도 알아야 집에서 연습하지.


이 콘택트렌즈에도 물기가 많은 편이다. https://www.pexels.com/


콘택트렌즈학 교수(50대 남자)

어느 정도 착용하는 건 모두 됐지요?

그럼 이제 콘택트렌즈를 눈에서 제거하는 방법을 알려주겠습니다.

콘택트렌즈를 뺄 때도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눈은 항상 깨끗한 손으로 만져야 하는 것 잊지 마세요.

비누로 두 손을 씻습니다.

한 손은 콘택트렌즈를, 다른 손은 눈꺼풀을 만져야 하기 때문에

두 손을 모두 비누로 잘 씻고 말립니다.

참고로 외출 후에는 렌즈를 먼저 빼고 세수를 하셔야 합니다.

세수하면서 비누성분이 콘택트렌즈로 들어가면 많이 따갑습니다.

기억하세요.

렌즈를 뺄 때는 손에 물기가 없는 편이 좋습니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눈에 검지를 대서 렌즈를 밑으로 살짝 내리세요.

이때 콘택트렌즈가 살짝 움직입니다.

콘택트렌즈는 우리 눈물 위에 떠있는 것이기 때문에 움직입니다.

콘택트렌즈를 낀 눈은 각막에 손을 대도 아프지 않습니다.

그다음 눈을 살짝 위로 봅니다.

이때 엄지와 검지로 살짝 꼬집듯이 렌즈를 살짝 아래로 당기면 렌즈가 빠집니다.

자 천천히 거울을 보면서 해보세요.

안 되는 분은 지나갈 때 손을 드세요.


20살 주인장

렌즈가 너무 미끄러운데? 손에 잘 안 잡혀

손을 다시 닦아야겠어.

(손수건에 엄지와 검지를 콕 찍어서 물기를 없앤다음 다시 각막에 올려둔다.)

이제 밑으로 내려오네.

(콘택트렌즈를 오른쪽 눈에서 제거한다.)


남학생 2

(여전히 콘택트렌즈를 빼는 것도 낑낑거린다.)


20살 주인장

손에 물기는 없앴어?

자꾸 미끄러지는 것 같은데?


남학생 2

물기 없앴는데


20살 주인장

아주 바싹 없애야 해.

렌즈가 많이 미끄럽더라고.

손 주어봐


남학생 2

(주인장에게 손을 맡긴다.)


20살 주인장

봐바, 이건 물기가 있는 거야.

수건에 손끝을 톡톡해서 물기가 하나도 없게 해야 렌즈가 손에 붙더라고.

다시 렌즈 빼봐.


남학생 2

(렌즈를 빼려고 손을 가져가면 눈을 감아 다시 눈이 충혈되기 시작한다.)


20살 주인장

안 무서워, 안 아파, 눈 감지 마.

눈을 감으니까 손에 다시 물기가 묻잖아.


남학생 2

이거 너무 무섭잖아, 눈에 뭐가 들어가는 건데 넌 안 무섭냐?


20살 주인장

그냥 넣었다 빼면 되는데 뭐가 무섭냐.

무서울 것도 많다 참

힘을 빼


남학생 2

(거울을 보며 다시 미끌거리는 손으로 콘택트렌즈를 집는다.)


20살 주인장

아직 수업 끝나려면 시간 있으니까 천천히 해봐.

손에 물기를 빼는 게 포인트야.


물기가 거의 없는 편인 콘택트렌즈, 착용합시다. https://www.pexels.com/



https://youtube.com/shorts/esJdPGmLnK8?si=KXRJN7dqfXk6zbyK



https://youtu.be/vLCEsPslwrs?si=bT0kX2uEr9w8ZTyB


https://youtu.be/JcV0n1H4Zx8?si=WfVCDWGH649jANX7


https://youtu.be/p9EFDV_gXiM?si=gFEHVozGRTvcNViD

안경사 국가시험, 콘택트렌즈 관리 및 실습


https://youtu.be/bjpJlgXn_zk?si=D3I4j_81hfkxTwRv

1996년 주인장이 배웠던 대학서림의 콘택트렌즈 책이 나오는 영상(노란색 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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