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형님과 낮부터 삼겹살에 소주를 한잔 하고, 낡은 티셔츠만 걸친 채 아랫도리를 바람에 솔솔 말리며 내 집에서 세상 편하게 뻗어있었다.
“여보, 여보, 일어나 봐. 언능. 빨리빨리”
손끝이 마를 날 없이 마늘 까기 부업을 하던 마누라가 술 냄새, 담배 냄새, 살 냄새, 반지하방 곰팡이 냄새 섞인 안방으로 뛰어들었다. 부엌에서부터 오래된 무말랭이 냄새가 거실을 타고 안방으로 훅 들어왔다.
“아, 뭐... 야?”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어,
사타구니에 힘없이 대롱대롱 매달려있던 내 고추는,
팽 토라진 아이처럼,
누런 방바닥 장판에 코를 박고 있다가,
마누라의 소란에,
움찔 놀라 고개를 들었다.
“여보, 이거 봐. 이거! 여기...”
마누라가 눈물을 한가득 담은 눈동자로 뛰어들었다. 그리고는 냉장고 앞에 붙여 놓은 로또 종이를 들고 내 곁으로 다가와 앉았다. 아내의 손은 달달 떨고 있었다.
“뭔데 그랴?”
뒤통수를 얼마나 비비고 잤는지 납작하게 까치집을 지은 머리를 박박 긁으며 내가 물었다. 굵은 비듬 부스러기가 집 먼지와 함께 흩어졌다가 가라앉았다.
“이거 봐. 2등이야, 2등! 보너스 번호로 당첨됐어. 우리가 찍은 번호가 다 맞았어! 2등, 2등 이래도!”
한껏 납작해졌다 튀어 오른 용수철처럼 나는 눈이 번쩍 떠져 일어났다.
“뭐, 진짜? 아, 좀 줘봐!!”
아내는 분명 울고 있었다. 마누라의 손에 들린 로또 종이를 낚아채 번호를 확인했다. 마누라는 항상 방송을 보며 종이 맨 꼭대기에 당첨 번호를 미리 받아 적는다. 받아 적은 번호를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이미 마누라가 맞춘 숫자에 조심스럽게 동그라미를 쳐놨기에 숫자 6개가 눈에 한 눈에 확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