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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Nov 30. 2022

관계의 미니멀리즘

인간관계 간소화하기

내가 소유하는 것을 버리고, 간소화하는 미니멀한 삶에는 인간관계도 포함된다.

어릴 적엔 그저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받고 잘 보이고 싶고, 사랑받고 싶었다. 수많은 연예인을 동경했다.

과연 연예인들은 하루하루 기쁘고 행복할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 재벌들은 그럼 왜 자살을 할까?

 30대에 접어들며 회사생활과 함께 인간관계에 환멸도 느껴보고, 스트레스 받는 날들이 하나 둘 늘어나며 주로 혼자 여행을 떠나거나,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나홀로 시간을 보내는 날이 부쩍 늘었다.

 관계의 미니멀리즘이란 뭘까? 지금 카카오톡을 열어 친구목록을 초기화하면 미니멀한 삶일까? 전혀 아니다. 지금의 관계 속에서 집착을 버리라는 것이다. 멀어지는 관계는 저절로 멀어지게 냅둘것이며, 연락을 하지 않아도 날 찾아주는 사람은 언제든 환하게 반겨주는 것이다. 그 사람들이 진짜 내 사람이다.

 당시 나는 모두가 나를 좋아하게 만들고 싶었다. 누구 한사람이라도 나를 싫어한다는 자체가 두려웠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의 환심을 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적이 있다.  점심도 사고, 연락도 항상 먼저 했다. 얘기도 다 들어주고, 그 사람의 인생에 도움이 되려 애썼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여전히 나를 뒷담화하고 싫어한다. 아무리 노력을 기울여도 그 사람은 날 싫어하고 앞으로도 싫어할 것이다. 변하지 않는다. 굳이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했던 내 노력과 시간들만 버린 것이다.

 주변 사람들 중 10명이 있으면 그 중 3명은 날 좋아하고, 3명은 날 미치도록 싫어하고, 나머지 4명은 관심도 없다. 떨어지는 낙엽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그냥 그저 그렇게 가만히 두면 된다. 내 좌우명이 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나도 싫어하자> 관계에 있어 스트레스 받지말자.


미니멀한 인간관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1. 술자리를 줄여라.


10년지기와 부산 광안리에서 한잔

술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편의점에서 사서 집에서 혼술해보자. 의외로 분위기 있고 괜찮다.

20대 처음 술을 마실 수 있는 합법적인 나이가 되었을 때가 생각난다. 그 땐 뭐가 그렇게 재밌었는지 수능도 끝났겠다 밤마다 친구들과 약속을 잡아 술자리를 가졌었다. 기억나는 술자리들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 이젠 10년이 지나 돌이켜보면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의미없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내 30년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시간들이다. 그 돈으로 차라리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서 여행을 한번 더 갔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많이 든다. 실제로 초중고 친한 동네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몇번 갔던 기억은 지금도 추억에 평생 남는 행복했던 기억들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회식도 물론 많이 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친해지면 업무적으로 부탁하기도 쉽고, 서로의 고민을 공유하고, 지친 회사생활에 있어 큰 버팀목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부어라 마셔라 등의 회식문화나, 윗사람에게 잔돌리기 등의 옛 문화들은 현재와 다소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기에 없어지는 것이 맞다.

 이 외에 친구들과의 친목도모 술자리만 최소한으로 줄여도 인간관계가 가벼워지고 마음도 한결 편해진다.

술값도 절약할 수 있고, 그 시간에 더 의미있는 무언가를 할 수 있다.

 특히 30대는 하나 둘 결혼을 하기 시작한다. 자신만의 가정을 꾸리고, 애기가 태어나면 친구들과의 시간을 보낼 시간도 점점 줄어든다. 각자의 가정에 더 충실하기 때문에 친구는 항상 2순위로 밀려난다. 술자리에만 집착했던 옛 시절의 친구들을 기억해보면 끝내 본인만 남아있다.

 특히 남자들은 술자리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의리나, 친구사이에 금이 간다고 생각 할 수 있지만 큰 오산이다. 다음 날 그날 밤의 기억들은 수도 없이 폈던 담배연기처럼 사라지고 숙취만 가득할 뿐이다.

 의미없는 술자리를 줄이고, 시간과 돈을 아껴 나만의 값진 삶에 집중해보자.




2. 친구는 필요할 때 찾는 것이다.


올 해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을 꼽으라면 이 것이다. 어느 날, 가죽가방이 멋있어 보여 쇼핑몰 등 지인들에게 구매처 조언을 구했다. 연락을 하지 않은지 10년이 지난 친구가 공방에서 가죽가방을 만든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수소문 끝에 연락해서 '너의 가죽가방을 한번 보고싶다, 나중에 한번 만나자. 필요할 때만 찾아서 너무 미안하다'라고 하니 그친구가 이렇게 대답했다. "원래 필요할 때 찾는거야 친구는"

뒤통수를 세게 한대 맞은 기분이었다. 나는 반대로 알고있었다. '바라는거 없이 연락을 주고받으며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 그것이 친구인줄 알았다.

 친구의 말이 맞았다. 관계는 서로의 필요에 의해 성립된다. 필요할 때 찾을만큼 도움이 되는 관계니까 현재 지금 '친구'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해가 되는 만남은 더 이상 친구가 아니다. '연락'에 집착하지말고, 내 소중한 주변 친구에게 늘 필요한 사람이 되자.




3. 주지 않고 받지 않는다.

생일선물이나 축의금, 조의금, 각종 경조사를 모두 챙길 필요는 없다. 어차피 받는 돈 아닌가? 내 결혼식때 되면 아무도 안오는게 아닌가? 아무런 걱정할 필요없다. 안오면 스몰웨딩하면 되고 모든 관계는 소홀해지기 마련이다. 혹여나 이 사람이 날 안좋게 생각할까? 눈치보며 모든 경조사를 챙길 필요없다.

생일선물이나 기념일도 마찬가지다. 정말 내가 사랑하는 사람만 챙기자. 되도록이면 주지 않고 받지 않는 게 서로에게 불편함이 없다.

생일선물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기뻐야한다. 소중한 사람의 행복을 보고싶다면 생일선물을 챙기자. 그게 아닌 사람이라면 과감히 스킵해도 된다. 특히 결혼식같은 경조사는 기억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

관계에 있어 서로 계산하는 사이가 되면 안된다. 친구끼리 비즈니스를 하거나, 큰 돈을 빌려주거나 하는 경우 늘 안 좋은 결말으로 끝나는 경우를 주변에서 참 많이 봤다.




 4. 시간 약속을 철저히 하라.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이며, 신뢰다. 늘 우리 아버지가 어렸을 때부터 강조해왔던 것이다.  서로 약속을 했다면 꼭 지키는 것이 좋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에는 미리 양해를 구하던가, 그게 아니라면 꼭 이에 상응하는 보답을 하도록 하자.

 나는 약속에 단 한번도 정각에 맞춰 간 적이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15분 일찍 나온다. 과하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이것이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고, 이 모습을 보여준다면 상대방도 날 만날 때 절대 늦지 않는다.

 옛 친구가 30분을 늦었는데 30분 뒤에 만나서 했던 말이 있다. 우리끼리 만나는건데 회사도 아니고, 그거 하나 못기다려주냐? 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가까운 사이일수록 기본적인 것을 더 잘 지켜야한다.




5. 과거보다는 미래를 얘기하자.

사람은 늘 발전해야한다. 하루하루 나아가지는 삶을 살아야한다. 지인을 만날 땐 항상 함께 했던 과거를 이야기하기보다, 미래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갖자. 늘 서로의 계획을 물으며 발전하는 삶을 살자. 과거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현재에서도 과거에 산다. 특히 과거에 금전적인 여유가 있었거나, 소위 잘나갔던 사람들의 경우에 그런 경우가 더 많다. 불만족스러운 현재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과거에 집착한다.

 특히 오래 알던 사이나 옛 친구와 술자리를 가질 떄는 과거 얘기로 공통점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늘 목표있는 미래를 이야기하고, 새로운 기회를 보고, 발전하는 사람을 가까이하자.



6. 망설이지말고 거절해라.

이 말은 무엇인가? 주변 사람들의 호의나 선의를 거절하라는 것이 아니다. 이 뜻은 본인의 의지에 반하는 누군가의 부탁이 있으면 당당하게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굳이 작은 핑계를 대는 것보다 당당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의견을 어필하는 것이 좋다. 사소한 술자리나 돈을 빌려달라는 친구의 부탁 등 모든 것이 포함된다. 술자리를 가지기 싫은 사람과의 억지로 거절을 못해 술자리를 가지는 그 시간은 얼마나 아까운가? 내 스스로를 희생하면서까지 상대방의 기분을 맞춰주려 거절 못할 필요가 없다. 미니멀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다. '나'를 위해서 당당하게 거절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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