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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Jan 18. 2023

인간관계, 어떻게 지낼 것인가

내가 결정하고 이끌어가는 현명한 관계 맺는 법

사람은 서로 어울려 살아간다. 사람은 사람으로부터 희노애락 대부분의 감정을 느끼고 공유한다. 곁에 사람이 없으면? 당연히 외롭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듯, 혼자 있을 때의 외로움은 인간의 본연적이고 당연한 감정이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불특정 사람들, 내 글을 읽는 구독자들과 소통하고 사유하고 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것이다. 단순히 내 삶을 혼자 기록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은 하지 않겠다.


 감사하게도 또 많은 분들이 내 글을 읽어주셨다. 브런치 내에서 활발히 소통하며 관계에서 오는 행복을 요즘 느끼고 있다. 가슴이 벅찬 요즘이다.


 반대로 심리상담을 주로 하는 정신과 의사들의 말에 따르면, 최근 인간관계에 대해 어려움을 겪는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한다. 통계에도 잘 나와있다. 너무 대중적이라 정신과도 '정신건강의학과'로 명칭도 바뀌었다. 학교를 다니는 학생에겐 친구와의 관계, 직장인에게는 회사 사람들과의 관계, 기혼자들에게는 부부관계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현대인들은 큰 어려움을 느낀다.

 이미 틀어졌거나 트러블이 있는 관계에 대해 해결책은 정해져 있지 않다. 감정의 문제이기 때문에 수학문제처럼 답이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를 하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

 앞서 얘기한 관계의 미니멀은 불필요한 관계 자체를 줄이는 방법과 이에 따른 행복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글에서는 내가 마음이 편해지는 관계를 만드는 법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자체를 줄이고, 본인이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행복한 관계 속에서 살 수 있는 방법 말이다.



 1. 그냥 신경 꺼라

회사에서는 갑을관계는 존재한다. 심지어 친구사이에서도 갑을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 아쉬운 쪽이 늘 을이 되는 셈이다. 갑을 관계는 주로 사회적 지위, 경제적능력, 처해있는 상황,결혼의 유무, 사는 지역 등 이유는 다양하다.

 갑을관계에서는 주어진 장소에서만 예의를 차리고 그 곳을 벗어난다면 아예 그 사람과의 관계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거리를 두고 싶어 한다는 분위기가 있을 때에는 사적으로 더 친해지려고, 내 사람으로 만들려는 노력 또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친구 관계에서의 문제가 발생하면 화해를 하거나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그냥 안 보면 된다. 말 그대로 손절하면 그만이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부족한 시간에 나를 안 좋아하는 사람까지 억지로 챙길 필요가 전혀 없다. 떠난 이를 굳이 붙잡지말고 신경을 끄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생활에서는 다르다. 나랑 안 맞는 사람이 있다해도 내일, 모레 내가 회사를 그만두거나, 그 사람이 그만두기 전까지 얼굴을 봐야 한다. 서로가 얼굴을 늘 붉히며 불편하게 회사생활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적당히 신경 끄기의 기술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신경 끄기의 기술이란 상대방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고, 안 좋은 소문을 퍼트리던 욕을 하든 간에 그냥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다. 묵묵히 내게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 누군가 어떤 이의 욕을 했다면 그 사람도 언젠가 다른 사람에게 똑같은 뒷담화를 듣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은 그대로 돌아온다. 나도 누군가의 욕을 다른 사람에게 하지 말고, 늘 좋은 말만 하자. 그래야 내 동기가, 내가 더 잘될 수 있다. 



2. 선택과 집중만이 살 길

 과거에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길 원하고 늘 성격 좋은 착한 사람으로 비치길 바랐다. 나이가 들수록 이게 나 스스로에게 너무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날 싫어하는 이가 있을 때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배가 넘는 상처를 받았다. 20대 때는 없었던 선택과 집중이 30대의 관계에서는 필요한 이유이다.

 내 성격과 가치관이 모두에게 맞을 수 없기에, 늘 덤덤함을 유지하고 내면에 내공을 쌓아야 한다. 나를 한없이 아껴주고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늘 잘하자. 나중에 후회하지말고 늘 베풀자. 관계에서 당연한 것은 없다. 더 편하고 좋은 사람일수록 예의를 갖추고 마음을 표현해야한다. 툭툭 편하게 던진 한마디가 그 사람에게 말의 가시로 남을 수 있으니 같은 말을 해도 더 따뜻하게 대하자. 무심코 던진 내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겐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문득 카카오톡이나 전화번호부에 어떤 한 사람을 떠올릴 때 느껴지는 분위기나 생각이 있다. 맨날 연락을 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음악, 영화, 나에게 했던 말들 혹은 정말 별거 아닌 사소한 순간이 떠오르는 경우 등이다. 

시험이 끝난 뒤 '너가 좋아하는 아인슈페너 먹으러 가자' 

친구의 이별에 '여자가 걔뿐이냐, 더 좋은 여자 만날 수 있을 거야' 

회사에서 대판 깨졌을 땐, '나를 뽑은 너네들이 ㅂㅅ이지.그럼 이만' 본인의 마인드컨트롤을 전수해주는 친구의 따스한 말 한마디.

말 한마디가 이렇게 중요하다. 무심코 흘린 말 한마디에도 뼈가 있다. 누군가에게는 내가 한 말이 그 날의 일기가 되고, 추억이 되고, 악몽이 된다.




3.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사람을 만나면 누군가 나를 싫어한다는 것이 확실히 느껴질 때가 있다. 혹은 누군가가 나를 싫어한다고 언질을 주거나 험담을 우연히 들을 수도 있겠다. 누군가 내 욕을 하는 것을 직접 듣는 것만큼 끔찍한 일은 일어나기 드물지만 생각만 해도 참 속상하다.

 이런 경우는 나를 싫어하면 나도 그 사람을 똑같이 싫어하면 된다. 누군가 미워한다는 것은 잘못된 게 아니다. 그만한 합리적인 이유만 있다면. 그저 나한테 하는 것과 똑같이 상대방을 대하면 된다. 절대 기죽을 필요 없다. 나는 그저 이 사람과 안 맞을 뿐, 나를 좋아하는 더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면 그만이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끔찍하게 아끼던 친구 사이도 하루 아침에 돌아설 수 있다. 상대방에게 그 감정이 느껴지는 순간 감정에 그대로 충실하자.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나를 싫어한다고 해서 내편으로 만들려는 노력 하는 것만큼 멍청한 짓은 없다. 시간낭비, 감정낭비일 뿐이다. 내가 장담하건데 어차피 아무리 호의를 베풀고 별에 별 노력을 그 사람에게 다해도 그 사람은 당신을 여전히 싫어할 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다.

 그렇다고 절대 욱하지말고, 감정을 거칠게 표현해서는 안된다. 내가 더 과하지 않되, 상대방이 하는 것만큼 똑같이 대하자. 선빵만 치지 말라는 것이다.




4. 착한 바보가 되지 마라

나에게 이유 없이 잘해주는 사람이 있다. 전혀 관심도 없다가 환대를 한다. 갑자기 내가 생각났다며 연락이 온다. 5년 만에 혹은 10년 만에 전화오는 친구가 있다.

20대 때는 '정말 내가 보고 싶어서 그랬구나' 하고 넘겼다. 실제로 그런 경우도 물론 존재했으니 말이다.

30대에 접어들며 사람들은 두 개의 얼굴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내 사람이 아니고서야 늘 의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설마 얘가 그럴까? 그 설마가 맞다. 본인한테 조금이라도 이득이 된다거나, 결혼을 한다거나, 나에게 무언가 부탁을 할 때 대체로 그렇다. 나이가 들며 사람을 대할 때 늘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함을 느낀다. 모든 이를 다 받아주지 말고 나도 똑같이 확실하게 선을 긋자.

 늘 착하게 내가 죄송하고, 내가 베풀고, 마냥 순한 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회는 정글이기 때문에 이런 순한 양은 '정말 착한 아이구나' 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리기 쉬운 사람, 이용할 사람, 막 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난 늘 죄송했다. 누군가를 부를 때도 죄송하다는 말이 먼저 나왔고, 밥을 늦게 먹어도 죄송했고, 시험에 떨어져도 죄송했고, 회사를 그만두어도 죄송했다. 죄송하다는 것이 스스로 버릇이 되어 별로 잘못되지 않은 일 혹은 내가 하지 않은 것에도 죄송하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 이러면 좀 더 예의바르고, 상대방이 날 쉽게 용서해 줄 것이라는 착각 때문이었을까? 

 결과는 오히려 정 반대였다. 내가 죄송하지 않은 일에 죄송하다고 했을 때 상대방은 진짜 내가 죄송해야 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더 우쭐하게 나를 대했다. 마치 본인이 생각하는 것이 전부 옳고, 나는 잘못된 사람인 양.

 상대방을 위하는 척 착한 바보가 되지 마라. 늘 날카로운 나만의 이빨을 가지자. 내 생각보다 이 세상은 더 험하고 날 것이다.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다. 내가 내린 결정과 주체적인 행동들에 있어 나는 도대체 왜 죄송했는가? 



5. 돈에 엮이지 마라

내 실제 경험담이다. 정말 친한 친구가 있다. 부모님이 아프신데 병원비가 부족하단다. 500만원이 필요한데 다음 달 월급들어오면 준단다. 나는 이 친구가 대기업에 다니고, 어느 정도 소득도 알고 있으며, 오랜 소꿉친구라 집도 어딘지 다 아는 사이라 고민 없이 돈을 빌려주었다. 

 월급 날, 이 친구는 돈을 갚기는커녕 500만원을 더 빌려달란다.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던 것 같다. 또 의심 없이 나는 그 돈을 빌려주었다.

 한 달뒤 뒤늦게 나는 이 친구가 내 돈으로 주식과 코인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미 한참 손실을 보고 있어출금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친구는 너무 미안하다며 나에게 한 번만 용서를 구했다.

 시간이 지나 다행히 원금은 전부 다 받았지만 그 친구와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 관계가 유지가 되고 있는 것도 신기하달까? 서로 못 볼 꼴을 다 봤기 때문이다.  나도 그 돈을 받기까지 마음 고생을 개인적으로 정말 많이 했다. 그 친구의 잘못도 있지만 내 잘못도 매우 크다.

아무리 막역한 친구사이여도,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더욱 금전적인 거래는 하지 않아야 한다. 돈도 잃고 친구도 잃는다.

 정 빌려주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본인만의 기준을 정해 안 받아도 되는 선에서 빌려주자. 정말 그 친구를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진정으로 돕고 싶은 마음으로.


나 혼자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건 이 세상에 참 많다. 관계는 그것이 아니기에, 정답이 없기에 늘 어렵다. 

하지만 내가 편하기 위한 올바른 방향은 분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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