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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Mar 23. 2024

난 누구와 결혼해야하지?

내 사람을 찾아가는 법

2030 세대는 결혼에 있어 주저한다. 결혼은커녕 연애마저 하지 않는다. 일본을 예로 들자면, 2024년 일본의 청년들 중 40% 이상이 모태솔로라는 설문결과를 봤다. 정치, 경제, 사회문화 모든 것이 우리와 비슷한 일본의 현실을 반면교사삼아 연애도, 결혼도 하지 않는 이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려와는 달리 일본 청년들은 연애를 하지 않는 지금을 행복해한다. 대신 혼자 할 수 있는 다른 데서 행복을찾는다. 파칭코, 게임, 오타쿠, 게임, 만화, 아이돌 문화•••. 그래서 일본은 게임과 만화산업이 주요 수출산업으로 성장할 만큼 발전할 수 있었다. 현대사회는 이렇게나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다.


대한민국도 똑같다. 전례 없는 고속성장과 전 세계가 인정하는 인터넷강국으로, 해외만 나가면 우리는 느린인터넷에 답답해한다. 그만큼 많은 정보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이 배경을 빗대어보면 연애를 하지 않는 이들이 말하는 ‘혼자의 행복’은 곧 편안함이라 여긴다. 근데 편안함은 행복의 범주 안에 속해있는 부분집합이다. 결국 사람은 사회적 동물인 만큼 연애를 하지 않아도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대화를 하고, 끈끈한 연대를 통해 존재의 이유를 찾는다. 단순히,

“저는 연애와 결혼은 질색이에요. 그냥 혼자가 편해요“

라는 맹목적인 대답 속엔 슬픔이 혼재한다. 이 슬픔은 내 편안함을 그대로 ‘유지’ 시켜줄 누군가를 만나지 못한 것에서 기인한다. 이는 물론 평범함을 상향평준화시킨 현대사회와 경제적 여건, 타인의 시선, 사회적 평가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한 된 것으로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이 모든 외적변수를 차치하고서도 결국 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방법은 본인이 스스로를 돌아볼 용기를 가지는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2030은 현실에 짓눌려 본인을 돌아볼 시간이 현저히 부족했고, 앞만 보고 달려와 공허함을 가지고 산다.

나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나만의 올곧은 기준과 잣대’를 가지면 나와 맞는 사람, 연애하고 싶은 사람,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분별할 수 있다.

결혼정보회사의 결혼상대 조건표에 나와있지 않은 것.누군가를 만나는 데 있어 본인만의 올곧은 기준은 본인이 직접 찾아야 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나만의 올곧은 기준과 잣대는 자칫 조금만 틀어져도 내 기준과 잣대만이 ‘정답’이라는 흑백논리에 빠질 수 있다. 내 말이 무조건 맞고 타인의 말은 틀리다는 이 흑백논리는 본인을 옮아 매는 가장 위험한 생각이다. 이 흑백논리에 물든 사람은 세상을 볼 수 있는 능력이 부재하고, 지나친 우월감 혹은 열등감에 빠져있다. 세상을 흑과 백으로밖에 보지 못한다. 세상은 회색인데.

나는 연애상대, 결혼상대를 찾을 때 혹은 곁에 사람을 둘 때 주변 사람들에게 ‘위기가 닥쳤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 를 보라고 한다. 그게 나만의 잣대고 사람을 보는 기준이다. 이는 흑백논리적 사고와 진짜 내 사람을 가려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위기와 마주한다. 이 위기는 대개 피해 갈 수 없으며 매 순간 거치게 된다. 위기에 봉착했을 때, 실제로 바이킹을 탈 때처럼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이 올 때 사람의 진짜 본성이 드러난다. 이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이기적으로 본인만 생각하는지 혹은 현명하게 해결방안을 찾는지.

대부분 사람들은 매사에 위기가 닥치면 책임소재를 묻고 그럴싸한 대상을 찾는 데에 급급하다. 그 위기의 인과관계를 따지면서 ‘네가 잘못한 거야’라는 인식을 만들어 책임을 떠넘긴다. 그 대상은 사람일 수 있고 사건일 수 있고 또 다른 외적변수일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게본인이 편하고, 미래에 같은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인 모든 집단과 조직이 이렇다. 사건이 터지거나 무언가 잘못됐을 때 그 일의 담당자나 누가 잘못했는지를 가장 먼저 정한 뒤에 대응하지 않나. 다 본인은 피해받지 않으려는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비행기에서 결혼반지를 잃어버린 적이 있다. 비행기에서 반지를 왜 뺐을까를 생각하다 ‘안 뺐다면 제주도 여행을 망치지 않았을 텐데’, 결국은 ‘제주도를 가지 않았더라면 안 잃어버렸을 텐데’로 생각이 흘러갔다. 근데 그건 내가 부주의해서 잃어버린 것이고 여행을 간 것 자체는 아무 잘못도 없고 상관도 없다.

이처럼 지나고 나서 돌이켜보면 이 모든 인과관계는 우리가 막을 수 없는 문제였다. 그냥 어차피 발생될 일이었고, 이 복잡한 인과관계는 실타래처럼 묶여 애초에 정해진 것도 아무것도 없었다. 본인이 특정 행동 하나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바뀔 문제가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위기의 인과관계를 따지기 전에 어떻게 감당하고 이를 하루빨리 수습하는지에 집중해야 하며 또 그런 사람을 만나야 한다. 이게 내 사람을 결정하는 데 큰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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